(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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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최근 카드사들이 수익 개선을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에 힘을 주고 있다.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로 사실상 사면초가에 빠진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동차 할부금융에 눈을 돌리면서 상반기 취급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국내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우리·롯데)의 상반기 취급액은 2조647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460억원)대비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금융 중 자동차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비율은 95%에 달한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953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카드가 7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늘었다. 롯데카드는 4550억원을 작년 동기 대비 16%, 하나카드는 2721억원으로 23% 큰 폭 늘었다. 특히 삼성카드는 1506억원으로 취급액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261%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이 1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 쪼그라들었다.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각축전이 격화되자 수익성이 저조한 할부금융 부문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축소했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신용도가 높은 고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연체율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구매를 카드 할부로 결제할 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또한 수수료 수익과 할부 이자 수익을 모두 취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더구나 금리 인하기에 조달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도 작용했다.

국내외 자동차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말 기준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의 국내외 판매량은 6월 대비 2.4% 증가한 65만6614대로 집계됐다. 판매실적도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넉 달 연속 늘어나는 추세다. 내수 판매는 0.8%, 해외 판매는 2.7% 확대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주사 계열 카드사들은 타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먼저 신한카드는 벤츠와 계약을 논의중이다. 앞서 신한카드는 볼보와 혼다, 마세라티와 제휴를 맺고 있다. 쉐보레와 제휴중인 삼성카드도 최근 BMW와 제휴를 맺고 상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오토금융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지주 계열사 KB캐피탈과 함께 신규 서비스를 출시, KB Pay 자동차 서비스를 전면 개편해 신규 브랜드 'KB오토핏'을 공식 론칭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차 할부금융의 경우 연체율이 낮고 장기간 이자 수익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에서 장기적 수익원으로 판단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당국이 장기할부도 DSR 규제에 포함시킬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큰 수익 성장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구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대출규제 등의 악재로 너 나 할 것 없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고 자동차 구매 혜택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할부금융 실적도 오르겠지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라며 "현재 자동차할부금융을 향한 카드사 경쟁률이 포화 상태로 판단돼 각 사별로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사업 규모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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