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최근 카드사들이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에 관심이 큰 데다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쪼그라든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9일 금융위원회가 이달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여신금융회사 영업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225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990억원)대비 18.3%(2739억원) 감소했다.
특히 카드대출수익과 할부카드수수료수익이 작년 동기 대비 3400억원 늘었지만, 가맹점수수료수익은 2911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이 올해 2월부터 0.05~0.01%p 인하된 영향을 받았다.
카드사들은 정부의 '소상공인 상생' 기조에 협력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졌던 개인사업자 공략에 나섰다. 실제로 중소기업벤처부는 2026년도 예산안을 총 16조8449억원으로 편성해 올해 본예산(15조2488억원)보다 10.4%늘렸다. 이 중 소상공인 위기극복·성장지원에만 총 금액의 3분의 1에 달하는 5조527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먼저 KB국민카드는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상생·협력 금융新상품' 공모에서 'Mybiz 사장님든든 기업카드'가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선정된 총 4개의 금융상품에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Mybiz 사장님든든 기업카드'는 매출금액 연동 캐시백 0.2%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스피드메이트 현장할인(엔진오일, 타이어, 부동액 교환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신한카드는 이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LT)와 AI데이터포럼이 주최하는 '2025 빅콘테스트'에서 소상공인 가맹점 지원을 위한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대회 주관사로 참여해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화를 도울 방침이다.
현대카드도 올해 5월 한국신용데이터와 협업해 개인사업자용 프리미엄 신용카드이 '캐시노트 BUSINESS 현대카드'를 선보였다. 현대카드는 '캐시노트 BUSINESS 현대카드' 혜택으로 개인사업자의 결제가 빈번한 분야를 '사업성 경비'로 분류, 결제 금액의 5%를 할인해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세금신고 자동화 기능도 카드사 최초로 출시, 올해 12월 31일까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의 자료가 자동으로 수집된다.
BC카드는 내수경기 회복과 지역 소상공인 매출 증대 지원을 위해 '로컬브랜드 상권'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BC카드는 '페이북'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할인 서비스 마이태그를 통해 올해 12월말까지 로컬브랜드 상권에서 최대 2만1000원 한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 3일부터 '반했다, 힙지로'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반했다, 힙지로'는 을지로3가역 인근에 위치한 맛집 대표 메뉴를 반값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이다.
롯대카드는 올해 3월 개인사업자 플랫폼 '셀리'를 전면 개편했다. '셀리'는 롯데카드 가맹점주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지난 1월 기준 회원수 55만명을 돌파했다.
개편된 '셀리'는 직관적인 홈 화면 재배치와 함께 디지로카앱 띵샵과 연계한 '사장님 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 '사장님 마켓'은 가맹점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자제품과 매장 필수용품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사장님 전용관이다.
이밖에도 소상공인진흥공단과 협업해 최신 소상공인 지원 정책 정보를 맞춤형으로 안내하는 등 서비스를 보다 고도화했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은 개인사업자 고객을 다른 고객군 대비 주목도가 약했던 분야로 보고, 향후에도 서비스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의 소비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관리비 납부 지원 등 다양한 수익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신용판매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만큼 사업자의 '경영 파트너'로 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전부터 개인사업자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발굴해왔지만, 최근 정부가 소상공인 상생에 힘을 싣다보니 그 흐름에 발맞춰 가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결정도 관련 지원책 중 하나로 해석돼, 카드사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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