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태국·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해당 지역에 진출했던 카드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40억원으로 작년 동기(-27억원)과 비교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태국 법인이 관광 산업 활황으로 경기가 개선되면서 수익 상승을 견인했고, 캄보디아 법인도 자동차 금융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태국 법인의 성장이 돋보였다. KB국민카드 태국 법인인 'KB J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7억7500만원)대비 흑자 전환했다. KB J캐피탈은 모바일 할부금융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최근 IT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 성과를 거뒀다.
캄보디아 법인인 'KB대한특수은행' 역시 순이익 40억38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0억4700만원)와 비교해 74% 증가했다. KB대한특수은행은 자동차 금융 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기업대출이 정상화 되면서 수익이 증가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법인 'KB 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는 상반기 순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2023년부터 관세 부담 여파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침체기가 이어짐에 따라 각국의 경제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해 리스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도 동남아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미얀마 법인인 '투투파이낸스미얀마'는 2019년부터 흑자를 지속해오다 작년 52억8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미얀마 내전으로 인해 경기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7월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채권 회수에 집중했다. 장기 연체 채권에 대한 충당금도 전액 적립하며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투투파이낸스미얀마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27억2000만원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내부에서는 자산 클린화 전략이 통했다고 판단했다.
우리카드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8억3000만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출범한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해 중고차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 위주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미얀마 법인은 내전으로 인한 고객 사망, 징집, 망명 등 연체 고객이 급증해 영업환경이 열악했다"며 "안정성과 성장성이 높은 우량지역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 2026년에는 당기순이익 흑자를 실현하고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법인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33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27억8400만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2018년 출범 이후 2019년 -77억원, 2020년 -167억원, 2021년 -101억원, 2023년 -124억원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온 바 있다. 그러나 작년 6월 월간 손익분기점(BEP)를 달성, 시장 진출 6년만에 처음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파이낸스는 베트남 현지 소비자금융사인 '테크콤 파이낸스'를 인수하며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작은 회사를 인수한 만큼 초기 시스템 구축에 많은 비용이 투입됐지만, 롯데카드의 사업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량 포트폴리오 위주의 자산 성장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아울러 △자체 신용평가모델 구축 △디지털 영업 방식 △현지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포트폴리오 차별화 △직장인·공무원 등 우량회원 중심 영업에 집중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작년 첫 연간 흑자 달성 이후 올해도 우량 자산 확대를 가속화 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다"며 "향후에도 베트남 소비금융 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해 본격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낮고 성장이 정체된 반면 동남아 금융시장은 급성장을 거두며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법인 정상화와 성장, 신규 진출을 통해 글로벌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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