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1480원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50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달러 약세를 견인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비둘기파적 인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점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7.4원 내린 달러당 1465.0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9시 30분경 1457.0원선까지 하락, 지난 17일(1458.0원, 저가) 이후 처음으로 1450원대에 진입했다.

해당 하락세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가장 먼저 러-우 종전 기대감이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우 전쟁 종식이 임박했다"고 발언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협상을 통해 기존 종전안의 28개 항목을 19개 항목으로 줄인 새 초안을 도출했다. 양측이 요구했던 우크라이나군 규모 확대(60만명→80만명)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추가 확장 제한 등이 반영됐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합의를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각각 특사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경기지표는 대체로 둔화됐다. 전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증가, 시장 예상치(0.4%)를 밑돌았다. 관세 부담이 집중된 자동차나 전자제품, 의류 등 의 소비가 위축됐단 평가다. 

또한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8.7로, 전월(94.6)과 예상치(93.5)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관세와 셧다운 등으로 고용과 소득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악화됐다.

여기에 케빈 하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 약세 흐름이 더욱 강해졌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해셋 위원장은 12월 연준의 금리결정과 관련해 0.5%p 인하가 타당하다고 밝힐 만큼, 통화완화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이 같은 요인들이 되며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인하(0.25%p) 기대감은 84.3%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4%p 가량 급등했으며, 역외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장중 99.5pt선까지 하락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 차기 의장으로 트럼프 측근이 꼽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약달러 분위기가 고조됐다"며 "뉴욕증시가 3거래일 연속 반등하면서 국내증시 외국인 투심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외 롱스탑까지 더해질 경우 1460원 하향이탈도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저가매수로 대응하고 있는 역내 달러 실수요는 하단을 지지한다"며 "오늘 환율은 정부 긴급 간담회를 관망하는 가운데, 주식시장 외국인 자금 커스터디 매도와 역외 롱스탑 주도하에 하락압력이 우위를 보이며 1460원 초반을 중심으로 추가 하락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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