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하 인뱅)이 최근 해외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의 경우 금융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인 반면  동남아시아 등은 여전히 금융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수요가 많아서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와 함께 국내외 규제 등 해외진출까지 넘어야 할 산 역시 적잖은 않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국내 인뱅들이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동구권인 리투아니아 등을 교두보 삼아 유럽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현지 법인 설립이나 금융사 인수가 아닌 지분투자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3년 9월 그랩(Grab)과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런칭을 위해 상품과 서비스, UI·UX 자문 등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와 제휴를 통해 약 400만명의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내 다른 디지털은행의 고객수의 경우 100만명을 달성하기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6월에는 태국판 인터넷뱅크인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번 태국 진출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후 한국계 은행이 태국에서 완전히 철수한 이래 첫 시도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3년 6월 SCBX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SCB를 포함해 신용카드 사업을 운영하는 'CardX', 금융투자서비스 'Innovest X 증권' 등 20여개의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해 가상은행 2대 주주로 참여한다. 컨소시엄은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태국 현지 한국계 은행 진출이 전무한 상황에서 현지 주요 금융지주사와 손잡은 점에 의미가 있다"며 "태국 내 금융 취약 계층의 금융서비스 계층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스뱅스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4월 토스뱅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장기 전략 중 하나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목했다. 시장 확장 기틀을 마련해,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불문하고 5년내 해외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만큼의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흥시장은 성장 측면에서 기회가 있고 선진시장은 금융시스템이 선진화 됐으나 고객 경험은 생각보다 선진화 되지 않아 디지털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교류 등을 통해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도 토스뱅크의 금융 혁신성에 주목, 자국을 거점으로 한 유럽 진출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280만명의 리투아니아는 영국의 디지털뱅크 레볼루트 등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이 유럽 진출 교두보로 삼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금융 허브 중 하나다. 

다만 수익성과 자본력은 과제로 남아있다. 시장 진입 이후 성과를 내기 전까지 자본 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뱅크'(구 KB부코핀은행)는 2018년 인수된지 8년만인 올해 1분기 첫 당기순이익(약 288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진출한 국가의 정치적 리스크와 함께 외국자본에 대한 엄격한 허들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낮은 인지도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금융사 투자시 이로 인해 발생하는 투자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고, 향후 다양한 금융사와 협력 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시장 이해도를 높이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시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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