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CI. (사진=각 사 제공)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CI. (사진=각 사 제공)

[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사업자 공략에 나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인터넷뱅크 3사(케이·카카오·토스)의 전체 대출금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케이뱅크(93%) △카카오뱅크(96%) △토스뱅크(90%)로 평균 93%에 달한다. 

인뱅은 인허가 당시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기업대출은 막혀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가계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당국의 정책에 따라 이마저도 여의치 않기 때문에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

실제로 케이뱅크는 전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사장님 유급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실시, 내달 9일까지 사연 신청을 받는다. 소상공인들의 '휴가 갈 수 있는 권리'를 찾아준다는 취지에서다.

휴가 캠페인에 선정된 소상공인은 오는 10월 10일부터 31일 사이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떠날 수 있다. 휴가비는 휴가 일수만큼 가게 일 매출을 계산에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추석에 바쁜 소상공인들이 쌓인 피로를 회복하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휴가 기간을 연휴 이후에 정하는 등 배려를 더했다. 

지역사회와 손잡고 금융지원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구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600억원 규모 금융지원을 진행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케이뱅크가 대구신용보증재단(대구신보)에 40억원을 특별출연하고 대구신보는 이를 기반으로 600억원 규모의 신용보증을 대구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고객을 추가 유치하기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다음달까지 다른 금융사 대출을 '사장님 부동산대출'로 갈아타는 고객을 대상으로 20만원의 대환지원금을 지급한다.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은 작년 7월 케이뱅크가 출시한 비대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로, 6월말 기준 평균금리가 연 3.60%로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의 평균 금리(4.36%)보다 낮다. 

카카오뱅크도 개인사업자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서울신용보증재단(서울신보)와 '안심통장 2호'사업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안심통장'은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와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자영업자 전용 마이너스 통장'으로,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1호 통장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했다. 이번 2호 통장도 마찬가지로 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개발한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중앙회 공제정보와 사업장 매출정보 등 각종 대안정보를 반영해 개인사업자를 추가 선별, 금융 데이터 부족으로 대출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표 상품인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보증서대출'의 공급액은 지난 7월말 누적 기준 각각 1조8500억원, 1조92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보증서대출의 경우 출시 이후 17개 지역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대출 공급에 나섰다. 

토스뱅크도 서울신보와 손잡고 '안심통장' 2차 사업에 참여한다. 총 2000억원 규모로 공급되며, 서울시 소재 개인사업자에게 최대 1000만원 한도대출을 지원한다. 신규 가입 고객에게는 최대 5만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 출시 후 첫 6개월간 사용 한도 금액의 연 1%를 돌려준다. 

수출개인사업자를 공략하며 차별화에 나서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6월 인터넷뱅크 최초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100% 보증서를 담보로 '수출똑똑보증대출'을 출시했다. 직전 연도 기준 매출 1억원 초과, 수출 실적 1만 달러 이상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한도는 5000만원과 1억원 중 선택할 수 있다. 대출 기간은 총 4년이며, 대출금리는 6월말 기준 최저 4.47%로 형성됐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건전성 부담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사업자대출은 가계대출과 비교해 신용평가가 까다롭고 손실 가능성이 커 연체율이 높다. 건전성 악화는 대손비용 증가와 자본비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한 당국이 은행의 생산적금융 확대를 강조하면서,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인터넷뱅크의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윤보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은 단기적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 확대, 대출자산 시장점유율 확대 제한 등 성장성, 수익성 부문의 잠재리스크가 산재해 있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외에 비규제 지역 주택담보대출, 지방은행과 제휴를 통한 공동신용대출 확대 등 가계대출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취급 비중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규제 강화로 인해 영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로 인한 연체율은 현재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보다 합리적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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