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사진= 각 사 제공)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사진= 각 사 제공)

[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올해 상반기 지방은행은 지역경제 장기 침체에 따른 여파로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는 비이자이익 확대로 순익이 증가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방은행 4사(부산·경남·전북·광주)의 총 당기순이익은 6447억원으로 전년 동기(7155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2517억원) △경남은행(1553억원) △전북은행(920억원) △광주은행(1457억원)으로 부산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작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쪼그라든 모습이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발목을 잡으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이 18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161억원)대비 111% 줄었고, 광주은행도 70억원으로 72.7% 감소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각각 108억원, 213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1.6%, 31.9% 줄었다. 

건전성도 악화됐다. 올해 2분기말 기준 평균 연체율은 1.07%로 작년 동기(0.61%)대비 올랐다. 통상 은행의 '심리적 마지노선' 위험수준인 연체율 1%를 넘긴 셈이다. 전북은행이 1.5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남은행(1.02), 부산은행(0.94%), 광주은행(0.76%) 등의 순이었다. 

지방은행의 실적 악화는 중소기업 대출 타격이 컸다. 지역경기 침체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부실을 겪으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탓이다. 일례로 전북은행의 원화대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전체 대출 비중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50.7%로, 기업대출 부동산·임대 대출과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47.8%)보다 높다. 부동산·임대 대출 연체율은 1.8%로 올해 1분기 대비 0.2%p 뛰었다. 

여기에 지자체 등 시도 금고 수주전에 시중은행이 뛰어든 것도 지방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은행 입장에선 금고 선정 기준 중 하나인 출연금 경쟁에서 시중은행에 밀릴 수밖에 없을 뿐더러, 기존 금고를 수성하기 위해선 출연금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 사)

이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비이자수익 등을 앞세워 질주를 하고 있다. 실제로 동 기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14억원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방은행 4사 중 가장 높은 순익을 거둔 부산은행(2517억원)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전북은행(981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특히 수수료·플랫폼, 투자금융자산 수익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비이자수익이 56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4% 늘었다. 이는 전체 영업수익의 36%에 달한다.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153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3% 확대됐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도 비이자이익 증대로 이자수익 감소를 방어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842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채권 운용수익과 플랫폼 광고 수익이 늘면서 비이자수익은 작년 동기(169억원)대비 16.2% 증가한 197억원을 기록했다. 앱테크 플랫폼 '용돈받기'를 활용해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한 영향이다. 

토스뱅크 당기순이익은 40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270억원으로 적자이나, 전년 동기(-298억원)와 비교해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더불어 자산운용 조직 강화로 2258억원의 운용 수익을 확보했고, '목돈굴리기', PLCC 강화 등 손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 사 연체율은 카카오뱅크가 0.52%, 케이뱅크는 0.59%로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토스뱅크 연체율은 1.20%로 타사 대비 높은 편이나, 전년 동기 대비 0.25%p 개선했다. 

이처럼 비이자이익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서 한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방은행을 앞서는 질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카카오뱅크(4401억원)는 출범 후 처음으로 부산은행(4106억원)보다 더 많은 순익을 거둔 바 있다.

더구나 지방은행은 지방경기 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 확대 적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규 PF 유동성이 악화됐고, 지방 경기 침체로 기업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수익도 줄어 WM 판매도 어렵다"며 "지방은행은 사회공헌과 지역 이해도가 높은 만큼 금고 출연금 기준을 완화해주거나,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주거래 은행을 해당 지역 은행으로 선정하는 등의 개선안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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