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국내 인터넷뱅크 3사(카카오·케이·토스)가 올해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 등 우려 요인에도 비이자수익 상승과 수익원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터넷뱅크들은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로 향후 수익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637억원으로 전년 동기(2314억원) 대비 14.0% 늘었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이다. 

고객수는 올해 상반기 100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되면서 2분기말 기준 2586만명을 기록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직전 분기 대비 100만명 가량 증가하며 역대 최대 트래픽을 썼다. 

특히 수신잔액 성장이 돋보였다. 2분기 말 수신잔액이 63조7000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3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인 '모임통장' 영향으로,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총 수신 9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시장 금리 하락 영향으로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92%로 전분기 대비 0.17%p 줄었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842억원으로 작년 동기(854억원) 대비 1.2% 줄었지만, 2분기 순이익이 682억원으로 전년 동기(347억원) 대비 96.3%나 늘면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기준 고객수는 1413만명으로, 상반기에만 140만명이 유입됐다. 

수신잔액은 작년 5월 출시한 단기 적금 '궁금한적금 시즌3'(연 최대 7.2%)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어난 2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도 197억원을 기록, 채권 운용과 플랫폼 수익으로 작년 동기(169억원)와 비교해 16.2% 늘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36%를 기록, 직전 분기 대비 0.05% 내렸다. 

토스뱅크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404억원으로 전년 동기(245억원) 대비 65.0% 급증, 8개 분기 연속 흑자다. 

자산운용조직 역량을 강화하면서 상반기 중 2258억원의 운용수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1.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준 고객수는 1292만명으로 전년 동기(1055만명) 대비 22.46% 증가했고, 자체 MAU는 880만명을 기록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하루 1분 뇌운동' 서비스는 80만 고객이 이용해 활성고객 증대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 인터넷뱅크 3사 중 가장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기록했다. 누적 대출 공급액만 9조3000억원으로, 35%를 기록했다. 케이뱅크(34.4%), 카카오뱅크(33.1%)가 뒤를 이었다. 

국내 인터넷뱅크 3사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가계대출이 전체 대출 규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업권 특성상, 최근 강화된 규제로 인한 타격을 피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인 '우리아이서비스'를 출시한다. 4분기에는 대화형 AI서비스 기반인 'AI모임총무' 기능을 모임통장에 추가할 계획으로, 수신잔액 상승을 견인한 모임통장의 편의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진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2023년 9월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며 성장성을 증명했다. 올해 6월에는 태국 정부로부터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 태국 대표 금융지주사인 SCBX와 올해 3분기 중 가상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의 빠른 고객 유입과 태국 SCBX 컨소시엄과의 가상은행 진출로 글로벌 비즈니스 기대가 큰 상황으로, 스테이블코인 TF 출범 등 신사업 기대감도 공존한다"고 평가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2분기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700억원 늘어나며 전체 여신 잔액 증가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7월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TF'를 신설하고 디지털 자산 관련 금융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TF에는 스테이블코인협회에 가입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어, 현재까지 케이뱅크가 개발한 기술검증(PoC)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실제 활용 가능성 검토까지 진행중이다. 

토스뱅크는 향후 외환 송금 서비스를 강화하고, 예비인가 펀드판매 등 새로운 서비스 출시에 집중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내실을 단단히 다진 만큼 새롭게 출시한 상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 혁신을 이어가며 포용금융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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