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등 채권단의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12주간의 재실사를 재차 요청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은 노딜(NO DEAL)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전날 산은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최후 담판을 벌인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영구채 추가 인수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나 유동성 추가 공급의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산은은 "원만하게 인수가 마무리 되길 원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라며 "현산 측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산은 이미 채권단이 거절했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카드를 다시 꺼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메일 여부를 확인 중"이라면서도 "상식적인 선에서 현산이 인수 전제가 되지 않은 재실사를 요구했다면 플랜B 즉, 인수 결렬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산 관계자는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그간 금호산업과 현산 대표이사(CEO) 간 협상, 이 회장과 정 회장의 담판이 성사됐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매각 당사자인 금호산업이 이르면 주중 계약해지 통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권단 또한 매각무산에 대비해 마련한 '플랜B'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간다. 산은은 지난달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산의 재실사 제안은 거래 종결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수 절차에서 과도하다고 봐 수용 불가"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매각 무산에 대비해 "시장 안정 도모 및 유동성 지원,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채권단은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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