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 M&A 무산' 금호 탓"···계약금 반환소송 예고
HDC현산 "'아시아나 M&A 무산' 금호 탓"···계약금 반환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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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계약해지를 통지받은 것과 관련해 무산 원인은 금호산업 측에 있다며 2500억원의 계약금 놓고 법적공방을 예고했다.

현산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M&A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의 계약해제 및 계약금과 관련,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산 측은 인수과정 중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CB 발행 및 부실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아시아나에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와 경영진·법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등 법률 리스크까지 현실화된 점도 지적했다.

현산은 "만약 그대로 거래를 종결한다면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는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었기에 재실사 필요성을 더욱 커졌고 그 요구는 결코 무리한 게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만일 재실사를 진행했다면 그 이후 금호산업 및 채권단과 함께 향후 몇년간의 사업계획을 수립해 아시아나항공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내할 수 있을 지와 현산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어느 정도의 희생을 분담해야 할지, 관계자들간 어떤 협력방안이 가능할지 등 보다 발전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산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에도 책임을 물었다.

현산은 "지난달 26일 당시 산은은 협의에서 '기존 인수조건의 조정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논의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당사도 인수조건에 관해 요구한 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이 먼저 협의 이후 언론에 대한 대응은 일방이 하지 말고 서로 조율해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협의 당일 오후부터 사실과 다른 (산은의)일방적인 입장이 담긴 기사가 보도돼 당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2일 현산이 산은 측에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재무상태와 경영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미래 존속가능성에 대한 검토 이후에는 인수조건 논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므로 향후 진지한 논의를 기대한다'는 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가 지난 11일 갑자기 인수무산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11일 "인수협상대상자인 현산이 최종시한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M&A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세 번째 만남을 가진 뒤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영구채 추가 인수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의 당근책을 제시한 바 있다.

산은과 금호산업 관계자는 "인수를 위한 지원 방안과 의지를 전달했음에도 현산은 재실사 후 거래 종결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해 인수가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6년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이게 됐다. 채권단은 우선 2조40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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