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능성' 승부수 던진 産銀···정몽규의 최종 선택은?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등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거래 종결을 위해 추가 자금 지원을 포함한 인수변경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포기를 고민하는 현산을 위해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꺼낸 셈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1시간가량 논의했다.

이는 지난 20일 산은 측에서 정 회장과의 만남을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세 번째 회동이다. 이 회장은 정 회장에게 영구채 추가 인수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나 유동성 추가 공급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업계 안팎에서는 채권단이 1조5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고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산 측의 인수 부담을 낮추는 방안 또는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즉답을 하지 않고, 향후 검토를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 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이후 일정은 현산 측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주체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간 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수 환경이 달라졌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해왔다. 이로써 공은 다시 현산에게로 넘어간 모양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산이 산은의 파격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끌게 되면 산은 측도 결렬을 선언,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산이 산은의 마지막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극적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산 관계자는 "이번 회동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방안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