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업계 성수기인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객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 과잉 속 치열한 가격 경쟁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희석시키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신규 사업자인 파라타항공까지 취항하며 사상 처음으로 9개사 체제로 확대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항공사 수가 지나치게 많아 구조적 통합 없이는 경쟁력 회복은 물론 지속 가능성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9% 급감한 168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는 31.8% 감소한 274억원, 에어부산은 60% 줄어든 15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간신히 적자에서 벗어나 85억원의 이익을 낼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적사 여객수는 소폭 늘었지만,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역행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 특성상 운임 하락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며 "올해는 추석연휴가 4분기로 넘어간 만큼 출혈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플라이강원을 인수한 파라타항공이 최근 항공운항증명(AOC)을 재취득하며 상업 운항에 돌입, 국내 LCC가 9개사 체제로 재편됐다. 파라타항공은 협동체 A320과 광동체 A330을 동시에 운용하는 혼합기단을 앞세워 경쟁사들이 진입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미 포화 상태에 놓인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오히려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하고 구조적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LCC 통합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 움직임도 가시화되는 중이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은 이미 통합 절차에 들어갔고, LCC 1위 제주항공은 이에 대응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특히 모회사 애경그룹이 지난 12일 애경산업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4000억원대 현금 확보 가능성이 제기되자, 인수 시나리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거론되는 이스타항공 몸값이 6000억원에 달해 실제 인수 시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LCC 업계에서 성사된 다른 인수합병 사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약 2500억원이었다.
관건은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의 행보다. 업계 일각에서는 VIG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를 저울질하는 동시에 두 항공사를 묶어 패키지 형태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시장 재편 국면에서 잠재적 인수 후보군을 넓히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이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시나리오로,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시행될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조치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운수권·슬롯 재배분이 실적 개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중 이뤄질 운수권 재배분에는 중국 노선도 포함돼 있어 LCC들의 쟁탈전이 불가피하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계열사와 제주항공을 제외한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 상당 부분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항공사 모두 최근 기단 확대에 나서면서 중국 노선 확대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노선은 경쟁 강도가 낮고 화물 수요도 풍부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일본·동남아 노선에 쏠린 의존도를 분산하면서 LCC 전반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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