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47-8i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47-8i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여객·화물 반등 지연 및 비용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4분기부터는 추석 연휴 및 중국인 무비자 효과로 회복세가 기대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연결 기준 시장 전망치는 매출 6조4489억원, 영업이익 680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2.3% 늘어난 수치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국제선 수요 둔화와 화물 부문 구조적 약세, 비용 부담이 겹치며 실제 실적이 이보다 낮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3분기 실적을 연결 기준 매출 6조3000억원, 영업이익 4030억원으로 전망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성수기임에도 일본·동남아 노선 약세와 추석 연휴 수요 이연으로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국제선 평균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7% 떨어진 것도 수익성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고 진단했다. 이어 "화물 매출 역시 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의 소액면세제도 폐지에 따른 전자상거래 물동량 감소로 부진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고정비 상승도 실적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연료비가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줄었음에도 인건비가 6%, 감가상각비가 18%, 공항사용료 등 관련 비용이 10% 늘어나면서 전체 영업 비용은 4%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자회사 실적 부진도 부담으로 봤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 사업부 분리 매각의 여파가 불가피한 데다, 일본·동남아 노선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산하 저비용항공사들 역시 성수기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는 평가다. 

대신증권도 유사한 시각을 제시했다. 이 업체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5830억원으로 추정하며  글로벌 항공 수요 둔화와 함께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남아 노선은 동남아-미국 직항 공급 증가로 한국 환승 수요가 줄었고, 미국 노선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규제로 유학생·친지 방문 수요가 위축됐다"며 "화물 부문은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할증료 수익 감소와 항공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부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4분기부터 회복의 단초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 더해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서 국제선 수요 반등이 본격화될 수 있어서다. 특히 중국 노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회복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미주·유럽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다양한 노선 확보로 독보적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관광객 무비자 제도가 시행되면 이 같은 노선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