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기존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풀서비스캐리어(FSC) 또는 하이브리드서비스캐리어(HSC)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운임 인하 경쟁이 심화된 데다, 유류비·리스료 등 고정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에 한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최근 티웨이항공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변경했다. 트리니티는 라틴어 트리니타스에서 유래한 단어로, '셋이 하나로 모여 완전함을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호텔·리조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항공·숙박·여행을 아우르는 새로운 통합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항공기 도장을 교체하고, 유니폼과 시스템 역시 대폭 개편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소노그룹은 티웨이 지분 인수 당시 "기존 LCC를 넘어 FSC급 서비스와 기재 운영을 선보여 고객 입장에서 합리적 선택지가 될 수 있는 항공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티웨이는 이미 중대형기를 도입해 캐나다, 유럽, 호주까지 노선을 확장했고, 소노그룹이 보유한 호텔·리조트와의 제휴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항공 동맹체 가입 추진까지 병행하는 만큼, FSC 전환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사업 초기부터 FSC 대비 저렴한 가격, LCC 대비 넓은 좌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무기로 HSC라는 포지셔닝을 내세운 상태다.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핵심으로 삼아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덕분에 교민·유학생 수요를 중심으로 탑승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7월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월간 탑승객 10만 명을 달성했으며, 올해 연간 100만 명 수송도 가능할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파라타항공은 FSC·LCC 이분법을 뛰어넘는 독자적 모델을 표방한다. LCC에서 유상 판매가 일반화된 생수를 무료 제공하는 것은 물론, 외부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추가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소형기·대형기를 혼합 운영해 FSC 경쟁력과 LCC 효율성을 동시 추구할 계획이다.
이들이 LCC 꼬리표를 떼려는 배경에는 업계 과밀화가 자리한다. 현재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파라타항공 등 9개사가 난립해 있는데, 이는 국토 면적이 훨씬 넓은 세계 최대 항공 시장 미국의 LCC 사업자 수와 동일하다.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항공사가 몰려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밀화에 따른 어려움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2분기 제주항공은 419억원, 티웨이항공 783억원, 진에어 423억원, 에어부산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제선 이용객 수가 225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늘었지만, 운임 하락 여파로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쳤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 특성상 운임 하락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성수기로 통하는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9% 줄어든 168억원, 진에어는 31.8% 감소한 274억원, 에어부산은 60% 급감한 150억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티웨이항공만이 85억원 안팎의 소폭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과 운임 인하가 반복되는 구조적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실적 추정치는 가격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다"며 "트리니티항공, 에어프레미아, 파라타항공처럼 FSC·HSC로 변화하려는 시도가 결국 업계 전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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