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에서 자사 로고를 포함한 여러 상표를 등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현지 복귀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실제 사업 재개와는 별개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통상적 절차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가 이달부터 2034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다수의 상표를 등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자동차와 각종 부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 공장을 재매입할 수 있는 시한이 약 한 달 남은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 현대차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이듬해 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사업 지분 100%를 현지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넘기며 철수했다. 당시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대차가 2년 내 공장을 다시 인수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설정, 1만 루블(약 14만 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이면 해당 매각이 2년을 채우는 만큼, 현지 업계에서는 "바이백 기간을 고려할 때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 아니냐"는 신중한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현대차의 입장은 확고하다. 회사 측은 리아노보스티에 "상표 등록은 글로벌 기업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취하는 조치일 뿐, 시장 재진입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은 사업 계획 여부와 무관하게 상표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무단 사용을 막는다"며 "실제로 일부 시장에서는 진출 계획이 없어도 상표를 유지·관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시장은 서방 업체들이 철수한 이후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러시아 인구는 약 1억4600만 명에 달하며, 연간 신차 판매 규모는 2024년 기준 155만~180만 대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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