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에 적용된 헤이슬립(왼쪽)과 인간 중심 기술을 접목한 자이랩(Xi Lab) (사진=현대건설, GS건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에 적용된 헤이슬립(왼쪽)과 인간 중심 기술을 접목한 자이랩(Xi Lab) (사진=현대건설, GS건설)

[서울파이낸스 김예온 기자]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단순히 주거 공간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서비스와 웰니스 솔루션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차별화를 추구하며,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웰니스 솔루션, 라이프케어, 체험 서비스 등을 결합해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맞춤형 주거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AI 기반 수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명, 온도, 환기, 소음 등 주요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헤이스립(HEY-SLEEP)' 솔루션 실증을 진행 중이다. 이번 실증은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게스트하우스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입주민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화된 숙면 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수면 솔루션이다.

대우건설은 헬스케어 전문기업 비트컴퓨터와 손잡고 비대면 진료 서비스 등 건강 중심의 주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AI 기반 자가진단 기능을 비롯해 혈압·혈당 측정 등 건강 관리가 가능하며, 의사와의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전을 발급받을 수도 있다. 또한, 주변 병원과 연계한 통합 시스템 구축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공간과 조명이 일체화된 히든 라이팅 시스템을 개발했다. 거실과 천장을 미니멀하게 연결하고, 직·간접 조명을 통합해 사용자의 시선과 공간감을 고려한 맞춤형 조명 환경을 제공한다. HCL(인간중심조명) 조명은 시간대별 색온도와 밝기 조절이 가능해, 입주민의 수면 건강까지 고려한 설계가 특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 고객에게 실질적인 만족감을 줄 방법을 고민해왔다"며 "앞으로도 자이(Xi)는 생활 전반에서 고객의 삶에 영감을 주는 브랜드 경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레나 시그니처 디퓨저와 시그니처 와인(왼쪽부터)와 디에이치 플레이스 디퓨저, THE MONUMENT 향 (사진=한화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레나 시그니처 디퓨저와 시그니처 와인(왼쪽부터)와 디에이치 플레이스 디퓨저, THE MONUMENT 향 (사진=한화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향기는 브랜드 인상을 깊게 각인시키는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감성형 브랜드 경험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시그니처 향인 'THE MONUMENT'를 개발하고 이를 브랜드 공식 음악인 'The Monument'와 'SUMMIT'과 결합한 콘텐츠를 제작해 감각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포레나 시그니처 디퓨저와 포레나 시그니처 와인 등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디퓨저는 견본주택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현재 SNS 이벤트와 연계해 굿즈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포레나 입주민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플레이스 디퓨저를 활용한 향기 마케팅을 통해, 입주민이 커뮤니티 시설에서 향기를 느끼며 휴식과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함으로써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제공하고 입주민 만족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거 환경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반려인을 위한 펫 프렌즈 파크와 전용 샤워실, 논슬립 패드 등 반려동물 특화 인테리어를 도입하며, 펫 프렌들리 주거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포레나를 연상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거 환경과 브랜드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며, "포레나는 자체 개발한 브랜드 아이템을 통해 고유한 이미지와 정체성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전국 단지에서 진행되는 푸르지오 가든 음악회 등 문화행사를 통해 입주민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브랜드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고객 만족(CS) 서비스인 캐슬링에서 공연, 체험, 생활 서비스를 결합한 테마형 프로그램을 전국 단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페스티벌, 클래스, 에코, 클린 등 다양한 무상 서비스와 재즈 공연, 맞춤형 배움, 체험형 프로그램, 먹거리 등을 통해 입주민이 단지 내외부에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라이프스타일과 프리미엄 주거 가치를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펫 프렌즈 파크(왼쪽부터), 캐슬링, 푸르지오 가든음악회(사진=한화 건설부문, 롯데건설, 대우건설)
펫 프렌즈 파크(왼쪽부터), 캐슬링, 푸르지오 가든음악회(사진=한화 건설부문, 롯데건설, 대우건설)

이처럼 건설사 간 경쟁은 주거 품질을 넘어, 입주민의 감성, 건강, 경험을 아우르는 브랜드 경험과 정체성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 전략으로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브랜드가 더 이상 차별성을 갖지 못하게 되자, 건설사들은 고급화, 희소성 등을 강조해 재건축 등 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부동산 R114 조사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R114에서 9월 15일~28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91.7%가 "영향을 미치는 편이다(50.4%)" 또는 "매우 영향을 미친다(41.3%)"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92.4%)가 지방 거주자(90.5%)보다 긍정 평가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 (90.1%) △30대 (90.8%) △40대 (92.5%) △50대 이상 (92.6%)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브랜드 가치가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더 강하게 체감했다.

백새롬 부동산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동일 생활권 내에서도 분양 성패가 엇갈리고, 입주 후 집값 형성에도 차이가 보여 브랜드 프리미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최근 주택시장은 특정 아파트 브랜드가 독보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기보다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브랜드 간 경쟁력 격차가 점차 축소되며 선두권 브랜드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은 브랜드 리뉴얼, 입주민 주거 플랫폼 출시, 다양한 감성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