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르엘 조경(사진=포애드원)
청담 르엘 조경(사진=포애드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은 극명한 양극화 흐름을 보였다. 서초·강남 등 이른바 '최상급 입지'로 꼽히는 지역은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하며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돈 반면, 외곽 지역은 보합세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비쌀수록 더 오른다"는 말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13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1~10월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5.88% 상승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역시 12.39% 오르며 그 뒤를 이었으며, 서초구도 10.96%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 지역은 같은 기간 △노원 3.2% △도봉 2.05% △강북 2.41% 상승에 그쳐, 강남권과의 격차가 뚜렷했다.

이 같은 격차의 중심에는 '입지 불변의 법칙'이 자리하고 있다. 학군, 강남권 일자리 접근성, 교통망 등은 대체할 수 없는 프리미엄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이어지는 반포·잠원·개포 등 핵심지는 자산가들의 매입세가 꾸준히 이어지며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 규제로 시장 전반이 관망세를 보이지만, 현금 자산가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며 "가격 조정 가능성이 낮은 강남 핵심지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거래량이 많지 않음에도 강남 주요 단지는 호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서초구 반포동, 송파구 잠실동 등 국내 대표 '부촌'은 매물 희소성에 따른 프리미엄이 붙으며 신고가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 르엘' 전용 84㎡A 입주권은 지난 9월 61억500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25억1120만원) 대비 36억3880만원 상승했다. 이는 동평형 기준 청담동 최고가다. 앞서 전용 111㎡ 입주권은 지난 3월 70억원에 거래되며 또 한 번 최고가를 경신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10월 4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신고가(33억403만원) 대비 7억9597만원 오른 수치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역시 지난 6월 72억원에 거래돼 직전가(66억5000만원)보다 5억5000만원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최상위권 쏠림'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재건축 기대감과 고급화 수요가 맞물리며 상위 입지 중심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안정적인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실수요보다 현금 부자들의 매입세가 시세를 이끄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내년에도 '최상위 시장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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