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심화로 운송 부문 탄소 감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탈탄소 시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에 주목하며, 이를 기반으로 동력 계통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기술 장벽이 높은 만큼 선점 효과도 뚜렷해, 전통적 완성차 제조사는 물론 다른 산업 업체들까지 앞다퉈 경쟁에 나선 상태다. /편집자 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수소 에너지 전환은 완성차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HD현대와 현대로템,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주요 기업도 기계, 트램, 버스 등 모빌리티 전반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하며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승용차 중심이던 변화의 흐름이 산업현장과 대중교통으로 서서히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건설기계 계열사를 앞세워 수소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5톤(t)급 수소지게차 4대를 건설기계부품연구원에 공급해 물류 현장 실증에 착수했으며, 올해 4월에는 한국건설기계연구원으로부터 3.5t급 수소지게차 22대를 수주하며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해당 장비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2026년 3월까지 진행되는 국책 실증과제 2단계에 투입돼 신뢰성·경제성·안전성을 검증받게 된다.
대중교통 부문에서는 현대로템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회사는 2021년 7월 철도기술연구원과 손잡고 국내 최초 수소전기트램 실증에 착수한 뒤, 2024년 7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공급 계약을 따내며 상용화 첫발을 뗐다. 올해 들어서는 울산을 시작으로 제주·성남 등 지자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보급 기반을 다지고 있다. 3월에는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스마트 시티 서밋 엑스포에 참가해 수소전기트램과 수소 생태계 디오라마를 출품하며 글로벌 존재감을 키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수소 상용차 전문 업체 하이엑시움모터스를 인수하며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주자로 발돋움한 모습이다. 이번 인수로 연구·생산·인증까지 아우르는 독자적 역량을 확보, 사업 전개에 필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소버스 등 상용차 분야 진출을 추진한다"며 "현재 시제품 제작과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업들 움직임 이면에 내구성과 효율성을 두루 갖춘 연료전지 시스템이 자리한다며 승용·상용차를 넘어 기계·트램·버스 등으로 확장 가능한 기술적 완성도를 확보함에 따라 에너지 전환을 실질적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본다. 확산세가 뚜렷한 만큼, 이를 국가 산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최근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가 개최한 발전전략 컨퍼런스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은 "연료전지는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견인할 국가 전략 자산"이라며 "국가 차원의 지원과 산업계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이 육상 운송을 넘어 해운·조선 등 대형 모빌리티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HD현대는 이를 뒷받침할 기술로 전기를 생산할 뿐 아니라 다시 수소로 전환해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가역형 연료전지를 내세워, 새 선박 추진체계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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