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안전 혁신'과 '미래 성장'이란 두 가지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철강 시황 악화와 이차전지소재 시장의 변동성, 연이은 중대재해 논란이란 삼중고에서 장 회장은 대기업 최초로 안전 전문 자회사 설립, 글로벌 파트너십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그룹의 미래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석사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원에서 해양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했다. 이후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명실상부한 정통 포철맨으로 평가 받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전 사업장의 안전 및 보건 체계를 전담할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할 계획이다. 내부 점검 조직을 넘어 독립 법인 형태로 객관성을 높이고, 사업장 위험성 평가, 공정·설비 진단, 개선 실행, 성과관리까지 묶겠다는 구상이다. 회사에 따르면 공식 출범 초기에는 내부 임시대표 체제로 운영하되, 외부 안전컨설팅 전문가 영입으로 전문성과 권한을 보강할 계획이다.
이같은 결단은 반복되는 중대재해 논란을 끊어내기 위한 장 회장이 의지로 해석된다. 장 회장은 글로벌 안전 컨설팅 기업들과 연이어 협력하며 안전 표준을 그룹에 이식하는 계획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현장에는 인공지능(AI) 영상 인식, 사물 인터넷(IoT) 충돌방지 시스템 등 디지털 스마트 안전 기술 등을 적극 도입해 사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 혁신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와 같은 제도 개혁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구호에 그칠 것'이란 회의론도 나타난다. 반복된 사고로 인해 현장에 불신이 짙게 남은 까닭이다. 안전 전담 자회사가 그룹의 지원과 권한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현장 작업 환경, 협력사와의 안전 비용 문제, 숙소·교육 등의 환경 개선 등의 체계가 함께 보완되지 않는다면 현장의 실질적 안전을 확보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장 회장은 안전 관리 시스템을 단순히 점검이 아닌 실질적 효과 창출까지 연결하고 노사 및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안전 혁신과 더불어 '미래 성장' 전략 또한 장 회장의 남은 임기 성패를 좌우할 사안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기술 및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주력 사업 분야인 철강과 이차전지소재가 시장 업황의 악화로 위기 대응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지속된 투자를 통해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 기술의 확보와 전기차 부품 제조 등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해운업 진출 카드까지 검토하며 사업 다각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장 회장의 리더십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현장 안전과 실적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 전담 자회사의 안착 여부, 자산 구조조정 및 신사업 검토 등을 통한 재무 건전성의 확보 등이 리더십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인화 회장이 임기 전반전을 마치는 시점에 연이어 터진 현장 안전 문제는 그에게 또 하나의 고민은 안겨줬다"며 "안전 혁신에 대한 결단은 결국 지속적인 사고 감소란 결과로 이어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회장은 안전과 미래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포스코그룹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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