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美 빅테크에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국산 기술 첫 수출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에 처음으로 국산 가스터빈을 수출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메가와트(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회사는 내년 말까지 이를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국산 가스터빈 해외 첫 수출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회사는 2019년 국내 산학연과 함께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며 세계 다섯 번째로 관련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5000시간 실증 운전을 마치며 성능을 입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번 계약을 포함해 총 8기의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잇달아 따내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수주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자리한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들이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지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체 발전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 기간이 짧고 운전 효율이 높은 가스터빈이 대안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독자 모델을 확보한 두산에너빌리티가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가스터빈 서비스 자회사 두산터보머시너리서비스(DTS)도 이번 수주에 기여했다. 가스터빈은 공급 이후 유지·보수 서비스 중요성이 큰 설비로,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에 공급하는 가스터빈 정비는 DTS가 담당할 예정이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이 가스터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뜻깊은 전환점"이라며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켜 고객 신뢰에 보답하고, 미국 등 해외 시장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