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전문가들은 10월 기업 실적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유동성 장세가 멈추고 이익추정치 상향이 예상되는 반도체와 IT 하드웨어 등 일부 업종에서 기회를 찾을 때라고 분석했다.
다만, 10월 초 이어지는 긴 연휴를 앞두고 리스크 변동에 대해서는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코스피 밴드로 3200~3500을 제시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22일~26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3445.24) 대비 59.19p(1.72%) 내린 3386.05로 마감했다.
지난주 증시는 반도체 강세로 급등하면서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금요일 미국이 3500억달러의 투자와 관세 협상이 끝나지 않은 국가 등에는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급락해 주간 기준으로는 하락으로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4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조4515억원어치를 샀지만, SK하이닉스는 9061억원어치를 팔았다.
당초 AI 서비스에서는 연산 속도가 중요하다고 생각돼 더 빠른 메모리인 HBM의 수요가 높아졌으나, 최근 AI 추론 모델에서는 속도보다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는 전망에 따라 DDR4 등 레거시 메모리마저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추세다. 이에 삼성전자는 52주 신고점을 기록하는 등 4.52% 오름세로 마쳤다.
같은 기간 기관은 NAVER(5438억원), SK하이닉스(2615)억원, 두산에너빌리티(2341억원)을 순매수하고, 카카오(2037억원)과 삼성전자(1411억원)을 순매도해 총 581억원 순매수로 마쳤다.
개인은 SK하이닉스(6161억원), 카카오(3843억원), HJ중공업(1420억원) 등은 매수하고, 삼성전자(1조4926억원), 두산에너빌리티(3836억원), NAVER(2206억원)는 매도해 198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랠리를 보인 뒤 피로감을 호소했다"면서 "상승의 동력이었던 금리 인하 기대와 AI 투자 모멘텀이 단기 정점을 통과했고, 파월 의장의 증시 고평가 진단 등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긴 연휴에 앞서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 3400 이상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다만 연휴 전 리스크를 선반영한 조정이 나온다면 3200대부터 저평가 업종/중심의 순환매가 나타나 저가 매수 대응은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코스피 이익 기여도가 높지만 현재는 가격 부담이 존재하는 주도주 저가매수, 실적대비 저평가된 바이오, 이차전지 매수도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3분기 시적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순환매보다 이익 추정치 상향이 예상되는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등에서 기회를 찾을 때라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0월은 계절적으로 3분기 실적 시즌을 거칠 구간이다. 반도체 재고 활동 감소, 현물 가격 상승세, 계약 가격 관련 우호적 소식 등에 힘입어 주가 전망이 밝아 보인다"며 "AI 혁신구간에서 반도체 사이클을 섣불리 부정적으로 예단하기 어렵다. 지수 내 시총 비중이 높은 반도체 약진은 액티브·업종 순환매를 추가로 약화시킨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 코스피는이익과 밸류에이션이 동반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2025년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 205조원(26년247조원)을 적용할 경우 사상 최고치(2021년190조원)대비 7.3% 증가, 코스피 예상 상단도 2021년 고점대비7.3% 상승을 적용할 경우 3570p"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 중 높은 가격 전가력을 기반으로 영업 이익률의 추가적인 상승 또는 사상 최고치 경신 여부가 중요하다"며 "투자와 매출액간 상관 계수가 높고, 양호한 잉여 현금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유효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기에 단행된 금리 인하에 따른 견조한 경제 성장률이 확인되면 주식시장은 추가 유동성보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된다.
또 코스피 PBR이 1.12배로 올라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지만, 순이익 시장 전망치가 상향돼 이런 부담이 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우려가 남아 완연한 실적 장세의 진입까지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기보다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중요한 변곡점에 다다랐다.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유동성 외에 '실적' 등 새로운 상승 동력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다시 부각되는 관세 우려와 대미투자 이슈, 상향되고는 있지만 절대 수치로는 아쉬운 경제 성장률과 수출, 반도체 외 업종에서는 아직 이익 추정치 상향이 확인되지 않은 점이 남아있다. 새로운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시기는 긴 연휴가 끝난 뒤 이뤄져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