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서종열 기자] 코오롱그룹이 미래 성장의 해법을 항공·방산,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에서 찾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경북 김천2공장에 m-PPO(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 생산라인을 신설한다. 총 340억원을 투자해 내년 2분기 가동 목표를 잡았다. m-PPO는 AI 반도체·고사양 PCB에 쓰이는 고성능 절연소재로, 차세대 전자산업의 '필수 소재'로 꼽힌다.
또한 지난해 항공·방산 소재 사업을 통합해 설립한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현대차·기아와 손잡고 수소저장 용기·배터리 커버 소재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 자동차 부품 공급을 넘어 전기·수소차에서 우주·방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 유통·모빌리티, 글로벌 확장 가속화 = 섬유·패션 계열사 코오롱FnC는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낸다. '코오롱스포츠' 매장을 올해 중국 내 225개까지 확대하고, 일본 대형 종합상사 이토추와 손잡고 '지포어(G/Fore)' '왁(Waac)' 등 골프웨어 브랜드의 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90% 증가한 기세를 해외에서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모빌리티 부문은 인적분할로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중심이다. BMW·볼보·아우디 등 브랜드별 6개 자회사 체제를 갖추고, '702 코오롱 인증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기업형 중고차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는 자동차 유통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한다.
코오롱티슈진은 2006년 임상 1상에 착수한 지 18년 만에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TG-C'의 미국 FDA 임상 3상 투약을 마무리했다. 향후 2년간 환자 추적관찰이 진행되며, 상용화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코오롱그룹 입장에서 바이오는 반도체·모빌리티 소재와 함께 차세대 먹거리 3각축의 하나로 꼽힌다.
◇ 4세 이규호, '포스트 이웅열' 전면 부상 = 코오롱그룹의 사업 재편과 신성장 투자는 경영권 승계 구도와도 맞닿아 있다. 이웅열 전 회장의 장남 이규호 부회장(코오롱글로벌·코오롱FnC 사업 총괄)이 4세 경영 승계의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FnC에서 패션·유통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브랜드 확장을 주도했고, 최근에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을 주도하며 자동차 유통 및 미래 모빌리티 전략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지포어·왁 등 해외 시장 개척과 기업형 중고차 진출 모두 이 부회장이 주도한 성과로 평가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코오롱의 신성장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장은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아니라, 4세 체제 구축의 무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이 항공·방산·바이오 등 장기 투자 산업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규호 리더십' 기반 다지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코오롱그룹은 전통 섬유·유통을 넘어 항공·방산·미래 모빌리티·바이오라는 신성장 축을 확보하며 '뉴 프런티어'를 열고 있다. 동시에 이규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의 본격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재계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코오롱의 미래 성장은 사업 다각화의 성공 여부와 함께, 4세 승계 리더십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