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북미를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북미를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북미를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9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서 투자자 설명회(CID·CEO Investor Day)를 개최할 예정이며, 현대차를 포함한 제네시스, 기아는 내년 경쟁력 있는 신차를 잇따라 투입해 북미 시장 입지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달라진 통상 환경에 발맞춰 북미 시장 판매 비중 확대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9월 17일 미국 현지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CID를 열 계획이다. 한미 양국이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결정한 상황에서, 그간 국내에서만 열렸던 행사를 해외로 옮겨 개최하는 것은 현대차가 미래 전략의 무게 중심을 북미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내는 행보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여파로 2분기 수익성이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현지에서 만들고, 현지에서 조달하며, 현지에서 파는 체계를 가속하겠다는 '해법 제시형' 무대가 될 전망"이라며 "관세 부담을 흡수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까지 노리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도 최근 열린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현지화율을 높이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며, 특히 전체 관세 부담 중 부품 관세가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현지화율 제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는 부품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해 200여개 협력사로부터 견적을 받고, 국내 생산·수출과 북미 조달 비율을 재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품 조달 구조 재편에 착수한 것이다.

이에 부품 업계는 북미 거점 확대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서연이화는 미국 조지아주에 7600만달러를 들여 신규 내외장 공장을 완공했으며, 화신은 연내 같은 주에서 섀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HL만도, KBI동국실업, 성우하이텍 등도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 생산 거점을 확충하며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생산·조달 현지화를 바탕으로 내년 북미 전략 신차를 대거 선보일 방침이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 △신형 넥쏘 △아이오닉4 △전기픽업트럭을, 제네시스는 △엑스 컨버터블 △GV90 △GV80 EV를, 기아는 △신형 텔루라이드 △신형 쏘렌토 △EV4 △전기픽업트럭을 각각 내놓을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들 신차 상당수가 북미 현지 생산 계획과 연계돼 관세 부담 없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 그룹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현지화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한미 생산기지 간 원활한 협업을 통해 판가 인상, 원가 절감 등 관세 영향을 완화할 것"이라며 "동시에 21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 계획에도 박차를 가해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책임 있는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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