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 흐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BMW와 벤츠는 대형·중형 세단 시장에서 주도권을 맞바꾸며 기존 질서에 균열을 일으켰고,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렉서스·볼보차·아우디 간 '톱3' 경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까지 더해지며 시장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상반기 흐름을 중심으로 달라진 판도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수입차 시장 톱3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테슬라가 BMW·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렉서스·볼보차·아우디 등 주요 브랜드들이 하반기 신차 공세로 추격에 나서며 순위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상반기 BMW, 벤츠에 이어 판매 3위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1만92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다.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와 중형 전기 세단 모델3를 앞세운 물량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렉서스는 7594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고, 볼보차는 6767대로 5.8% 감소했다. 아우디는 4910대로 36.3%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치상 테슬라와의 격차는 크지만, 이들 모두 올 초 선두권 진입 목표를 밝힌 만큼, 하반기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렉서스는 중형 세단 ES를 비롯해 대형 다목적차(MPV) LM 500h, 대형 SUV LX 700h 등 주요 모델 판매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소비자 접점 강화를 위한 마케팅 활동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차는 하반기 반격 카드로 대형 SUV XC90과 대형 세단 S90의 부분변경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윤모 볼보차코리아 대표는 최근 열린 신차 발표 행사에서 "두 신차를 통해 하반기 두 자릿수 성장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말까지 XC60 부분변경 모델과 EX30 크로스컨트리 등 추가 신차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아우디는 하반기 주력 중형 세단 A6의 완전변경 모델을 투입한다. 지난 4월 유럽에서 첫 공개된 A6 완전변경 모델은 최근 국내 인증을 마치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해당 모델 출시를 계기로 주춤했던 브랜드 존재감을 회복하고, 판매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후에는 A6 e트론, RS e트론 GT 부분변경 모델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라인업 강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하반기 수입차 시장 톱3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테슬라도 수성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모델Y 약 7000대가 국내에 입항한 것으로 파악된다. 높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물량 확보 조치로, 테슬라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판매 3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강한 물량 공세로 방어에 나선 상황인 만큼 후발 업체들의 추격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시장 판도는 각 업체의 신차 성과와 공급 능력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