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 흐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BMW와 벤츠는 대형·중형 세단 시장에서 주도권을 맞바꾸며 기존 질서에 균열을 일으켰고,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렉서스·볼보차·아우디 간 '톱3' 경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까지 더해지며 시장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상반기 흐름을 중심으로 달라진 판도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입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 비야디(BYD) 등 주요 브랜드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앞다퉈 들여오며 '메이드 인 차이나' 존재감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지커 등 중국계 브랜드 추가 진출도 예고돼 있어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6월 미집계)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전기차는 2만89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월별로는 1월 2380대, 2월 613대, 3월 3142대, 4월 6046대, 5월 8718대를 보였다.
특히 4월과 5월에 수입이 집중되며 확산세가 두드러졌는데, 그 배경에는 테슬라가 자리한다. 테슬라는 이 기간 상하이에서 생산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를 대거 들여오며 수입차 시장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일각에서 제기돼온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상당 부분 희석시켰다는 평가다.
BYD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며 중국산 전기차 확산세에 일조하고 있다. 올 1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 진출한 BYD는 4월부터 소형 SUV 아토3 소비자 인도를 시작했고, 두 달 만에 누적 판매 1000대를 돌파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가격은 3000만원대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1000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중형 세단 씰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연내 중형 SUV 씨라이언7 출시도 예고돼 있어 판매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모델 모두 중국 선전 공장에서 생산된다.
지리차 산하의 폴스타와 볼보도 중국 현지 생산 전기차를 국내에 잇따라 투입하고 있다. 폴스타의 중형 SUV 폴스타4는 상하이에서, 볼보의 소형 SUV EX30은 허베이에서 생산돼 수입 중이다.
볼보 측은 "글로벌 기준에 따라 제조되기 때문에 조립품질 측면에서 우려할 이유가 없다"며, "이제는 중국산이라서 꺼리는 분위기도 찾기 어렵고, 시장 반응 역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저가차 이미지로 외면받던 중국산 전기차가 이제는 시장 판도를 흔드는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는 물론, 중국 자체 브랜드들도 점차 소비자층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지커, 창안차 등 신규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예정돼 있는 만큼,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진출 준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브랜드는 지커다. 폴스타·볼보 등을 전개 중인 지리차의 고급 브랜드로, 지난 2월 한국법인 설립과 함께 상표권 등록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임현기 전 아우디코리아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으며, △KCC오토 △고진모터스 △아이언모터스 △에이치모터스 등 네 곳의 딜러사를 최종 확정하며 막바지 진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커는 이들 딜러사와 함께 서울, 경기, 영남, 호남권에 전시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창안차도 연내 한국법인 설립을 목표로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재 최고경영자(CEO)급 인재 영입 절차에 착수했으며, 국내 시장에는 산하 브랜드 디팔과 아바타로 진출할 계획이다. 디팔은 저가형 브랜드고, 아바타는 화웨이·닝더스다이(CATL)와 협력해 개발한 고급 브랜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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