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사진=각 사)
(왼쪽부터)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사진=각 사)

국내 수입차 시장 흐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BMW와 벤츠는 대형·중형 세단 시장에서 주도권을 맞바꾸며 기존 질서에 균열을 일으켰고,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렉서스·볼보차·아우디 간 '톱3' 경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까지 더해지며 시장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상반기 흐름을 중심으로 달라진 판도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운명이 뒤바뀌었다. 대형 세단 시장에서는 전통적 강자였던 벤츠가 BMW에 선두를 내줬고, 중형 세단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 우위를 지켜온 BMW가 벤츠에 1위를 넘겼다. 양사는 하반기 판촉 활동 강화를 통해 대형·중형 세단 시장 모두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대형 세단 시장에서 BMW 7시리즈는 총 2547대가 판매돼, 전통 강자인 벤츠 S클래스(2008대)를 500대 이상 앞질렀다. 전년 동기 7시리즈가 1917대, S클래스가 2211대 판매되며 벤츠가 우위를 점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 같은 판도 변화는 양사 모델 주기와 판매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완전변경 모델 출시 이후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려온 7시리즈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판촉 활동과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바탕으로 판매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반면 S클래스는 출시 4년차에 접어들며 신차 효과가 약화된 데다, 고급 전기차 EQS와의 내부 수요 분산, 일부 트림의 공급 지연 등으로 판매 흐름에 제약이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중형 세단 시장에서는 벤츠 E클래스가 1만3556대를 기록하며, BMW 5시리즈(1만2095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5시리즈가 1만109대, E클래스가 8660대를 거두며 BMW가 우위를 점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뒤바뀐 순위는 수요 온도 차가 누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E클래스는 빠른 물량 투입과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했다. 여기에 고급 업무용 차량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삼각별'을 소유하려는 상징적 소비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5시리즈는 디자인과 주행성능, 첨단사양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소비자 관심이 상대적으로 E클래스에 쏠리며 존재감이 다소 옅어지면서 판매 격차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왼쪽부터)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사진=각 사)
(왼쪽부터)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사진=각 사)

업계에서는 순위가 뒤바뀐 배경에 대해, 소비 심리의 미묘한 차이가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한 수입차 딜러는 "7시리즈는 제품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에 S클래스를 고려하던 일부 고객이 BMW로 이동하는 흐름도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S클래스는 대형 세단 시장에서 오랜 기간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온 만큼, 여전히 상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형 세단 시장에 대해서는 "5시리즈는 꾸준히 호평을 받고 있지만, 소비자 관심이 상대적으로 E클래스에 집중되며 판매 확장에서는 다소 밀린 모습"이라며 "E클래스는 빠른 물량 투입과 브랜드 충성도 등이 맞물리며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는 특정 세그먼트에 집중하기보다는 전 차급에서 고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며 "일시적인 모델 주기나 수치 변화만으로 시장 흐름을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바탕으로 전체 시장에서 균형 잡힌 성장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다변화된 수요에 부응하고자, 보다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대형 세단 시장 핵심 모델인 S클래스의 경우, 연내 스탠다드 휠베이스 트림을 새롭게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전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고객 경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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