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CEO "EU 2035 내연차 금지, 산업 붕괴 부를 수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연합(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정책에 대해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와 중국산 저가 공세 등 구조적 부담 심화 속에서 이번 규제가 유럽 완성차 산업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켈레니우스 CEO는 11일(현지시간)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정책은 절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것과 같다"며 "이 경우 유럽 완성차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규제 시행 전에 내연기관차를 서둘러 구매하게 될 것이고, 이는 오히려 시장의 급격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탈탄소화는 필요하지만 기술 중립적인 방식으로 추진해야 하며, 경제를 외면한 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정책은 2035년부터 신규 판매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전기차 판매 부진과 중국산 저가 공세 등 부정적인 시장 상황에 따라 업계에서 재조정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켈레니우스 CEO는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회장 자격으로도 "정책 목표만 앞세운 채 산업 경쟁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가 목표면 세제 혜택과 함께 충전소 전력요금 인하 등 실질적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