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HMMME 신공장 건설현장에서 직원들을 격려한 후 공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HMMME 신공장 건설현장에서 직원들을 격려한 후 공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중동을 찾았다.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이어 이번에는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며, 모빌리티·스마트시티·수소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꾀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전용기를 타고 UAE로 출국했다. 오는 19일(현지시간)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일정에 동행하기 위해서다. 그는 현지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전기차·미래항공모빌리티(AAM)·수소 등을 중심으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3년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친환경 전환 및 미래 신사업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무바달라는 아부다비투자청, 두바이투자청과 함께 UAE 3대 국부펀드로 꼽힌다. 당시 그룹과 무바달라는 친환경 모빌리티와 AAM, 수소 부문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 회장의 이번 UAE 방문은 지난달 2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단독 면담을 가진 지 3주 만이다. 정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만난 적이 있지만 단독 면담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HMMME 신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HMMME 신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양측은 모빌리티·스마트시티·수소 등 사우디 핵심 산업 전환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역할을 논의했다. 중동 최대 경제국인 사우디는 현재 기존 에너지 기반 산업을 제조업·스마트시티·수소로 전환하는 '비전2030'을 추진 중이다. 국부펀드(PIF)를 중심으로 글로벌 원청 제조 업체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중동·북아프리카를 잇는 자동차 산업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철강·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사우디 비전2030과 접점이 많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현지 산업 수요와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생산 기반을 구축 중"이라며 "향후 시장 환경을 보며 생산 능력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은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5월 현대차사우디아라비아생산법인(HMMME) 신공장 착공에 들어갔으며,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5만 대로 전기차·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하게 된다.

비전2030의 핵심 프로젝트인 스마트시티 네옴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네옴 측과 친환경 모빌리티 협약을 체결한 이후 올해 들어 실증 프로젝트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특히 지난 8월 공개된 '네옴 트로제나 수소 모빌리티 주행 실증 영상'은 그룹이 세계 최초로 네옴에서 수소 모빌리티를 운행한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네옴 업무지구와 해발 2080미터(m)의 트로제나 고지대를 잇는 구간에서 수소전기버스 주행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우디 비전2030 목표 달성 기여를 위해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빈 살만 왕세자가 설립한 비영리 재단과도 손잡고 현지 청년 인재 양성 및 스마트시티 분야 협업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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