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국기(왼쪽)와 현대차기가 나란히 걸린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인도국기(왼쪽)와 현대차기가 나란히 걸린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 마하라슈트라 푸네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단순한 생산 능력 확충을 넘어, 급성장 중인 현지 하이브리드차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한층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푸네 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2023년 회사가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시설로, 약 1조원을 투입해 최신 설비와 첨단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연간 생산 능력은 17만대다. 현대차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이를 2028년까지 25만대 규모로 확대하고, 첸나이 공장과 함께 인도 내 총 생산 능력을 10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푸네 공장 첫 양산 모델 현대차 신형 베뉴. (사진=현대자동차)
푸네 공장 첫 양산 모델 현대차 신형 베뉴. (사진=현대자동차)

특히 현대차는 푸네 공장 가동을 계기로 인도 하이브리드 전략의 실행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현재 인도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고연비 차량 선호가 맞물리며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 현지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 주요 파워트레인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판매를 견인한 주체는 토요타·스즈키 등 일본계 제조사로, 이중 토요타는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확보하며 압도적 우위를 굳힌 상태다. 토요타는 내년 방갈로어 3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어 공급 능력 확충과 함께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사진=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견고한 일본계 지배력에 균열을 내기 위해 공격적인 하이브리드차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회사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8종의 현지 맞춤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순차 투입할 방침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인도에서 하이브리드차 중심 성장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차는 주행거리 불안과 높은 구매 비용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존재하기에, 그 지점에서 하이브리드차가 해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충전 기반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데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은 인도에서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차가 현실적 선택지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푸네·첸나이 공장 체제를 통해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본격 확대하면 일본계가 주도해온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이는 향후 전동화 전략의 성패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첸나이 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첸나이 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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