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신세계그룹이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조기 단행하며, 이마트·신세계백화점·면세점 등 핵심 계열사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1980년대생과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전진 배치를 통해 성과주의에 기반한 쇄신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번 정기 임원 인사는 기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단행됐으며, 정용진·정유경 회장 남매 체제에서 처음 실시됐다. 그룹 내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위한 쇄신책으로, 성과 부진을 겪고 있는 8개 계열사의 대표 10명이 교체됐다. 다만 그룹의 양대 축인 ㈜신세계와 이마트는 대표직을 유임하며 '안정' 기조를 택했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에서는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3개 계열사 대표가 교체됐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는 사장직을 유지하며 백화점 사업을 계속 총괄한다. 그는 1985년 입사 이후 약 40년간 신세계그룹에 몸담은 인물로, '하우스 오브 신세계', '스위트 파크' 개점 등 백화점의 주요 혁신 과제를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스위트 파크는 개점 3개월간 매출이 전년 대비 160% 증가했고,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1년 만에 매출 2배, 객단가 3배 상승을 기록했다.
박 대표는 명동타운, 반포 센트럴시티 개발 등 핵심 사업을 통해 고급화 전략과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넘겼지만 35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올해 2분기에도 1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과 함께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 신세계면세점 역시 철수 여부를 고심 중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반영해 면세점 대표는 기존 백화점 출신에서 재무와 위기관리 전문가인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교체됐다. 그는 조선호텔, 스타벅스 대표를 역임한 경영 베테랑으로, 임대료 협상 및 구조조정 등 난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임대료 조정 협상과 사업 지속 여부를 검토하는 핵심 업무를 맡는다.
코스메틱 부문에서는 젊은 인재인 서민성·이승민 대표를 각각 코스메틱1·2부문에 내정해 신세계그룹 최초 여성 CEO를 배출하는 등 젊은 리더십 중심의 조직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에서는 지마켓, SSG닷컴,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5곳의 대표가 교체됐다.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신상필벌' 기조 아래, 이번 인사의 폭도 예상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미 이커머스 계열인 지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교체하는 등 주요 인사를 한 차례 정비한 바 있다.
SSG닷컴이 올해 2분기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이 더딘 만큼, 다시 수장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새로운 대표는 이마트 영업본부장 출신인 최택원으로, 이마트와 SSG닷컴 간 협업을 강화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지마켓은 외부 인사 제임스 장(장승환)이 대표로 내정됐다. 지마켓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JV) 출범을 앞둔 만큼, JV를 의식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2021년 지마켓을 3조4404억원에 인수했지만 실적 부진을 겪다, 이달 18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알리바바와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이마트는 조직개편도 병행했다. 이마트·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노브랜드를 네 개의 사업부로 정렬하고 판매 조직을 세분화했다. 트레이더스에는 점포 운영 담당을 신설했으며, SCM(공급망 관리)과 컴플라이언스는 대표 직속 조직으로 격상해 재고 관리와 규제 대응을 강화했다.
SSG닷컴은 영업조직을 단순화하고, ESG 담당을 고객서비스 담당으로 전환해 고객 접점과 전환 지표를 중시하는 구조로 변경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플랫폼Biz, 클라우드Biz 체제로 재편하고 SM본부를 신설해 IT를 수익 사업 기반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1980~1985년생 신임 대표들이 대거 발탁되며 세대교체가 두드러졌다. 신임 임원 32명 중 14명이 40대로,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은 8%대에서 16%로 확대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젊은 리더들의 전진 배치는 신세계그룹이 추진해 온 업무 역량 및 성과와 인재 양성 시스템 등에 기반한 것"이라며 "성과주의를 구현한 새로운 리더십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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