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협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건설)
강승협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건설)

[서울파이낸스 김예온 기자]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강 대표는 신세계푸드에서 재무 안정화를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신세계건설의 실적 회복과 경영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신세계그룹 내 다양한 경영 직책을 거친 인물로, 신세계건설의 쇄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강승협 대표는 1970년생으로 1995년 신세계에 입사해 그룹 전략실, 이마트 재무담당, 지원본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10월 신세계푸드 대표에 취임한 후, 급식 부문을 비핵심 사업으로 간주하고 아워홈에 위탁급식 사업을 매각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신세계푸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13억원, 당기순이익 1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억원, 99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신세계건설의 실적 회복을 위한 과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세계건설의 현 주소는 쉽지 않다. 현재 신세계건설은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확보한 신규 수주 7건 중 5건이 그룹사 프로젝트로, 외부 민간 수주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그만큼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포트폴리오의 과도한 집중이 우려된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주택 공사 비중은 지난해 431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84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상업시설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의 의존도 역시 그룹사인 스타필드 청라와 신세계 본점 리뉴얼에서 발생한 918억원, 739억원이 전체 매출의 28.7%를 차지하는 등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원가 비율이 98.8%에 달하는 등 수익성도 악화됐다. 올 상반기 신세계건설은 영업손실 368억원을 기록, 여전히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특히 신세계건설은 올해 들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실적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현장에서는 미분양이 잇따르며 재무 건전성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대구 지역의 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라디체 등은 초기 분양률이 20% 초반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상당 부분 분양 실적이 개선됐다. 최근 신세계프라퍼티운용이 미분양 주택을 122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무적 부담 완화에 일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신세계건설은 원가율을 점차적으로 낮추는 성과를 보였다. 2023년 107.5%까지 치솟았던 원가율은 2024년 104%, 2025년 2분기에는 97.1%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세계건설은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에 참여하며, 사업 시행사는 신세계화성으로 결정된 상황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8일 파라마운트와 신세계화성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강승협 대표가 신세계건설의 대표로 선임된 것은 그의 재무 안정화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신세계푸드에서 입증한 성과를 신세계건설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와 관련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경영 방향을 언급하기 이르지만, 전반적인 방향성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화성국제테마파크 관련 사항도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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