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필리쉽야드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 필리쉽야드 전경 (사진=한화오션)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한미 조선 협력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내년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에 '한미 조선해양산업 기술협력센터' 사업비가 반영되며, 미국 현지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숙련공 양성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순조로운 인력 투입을 위해 '비자 장벽'이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산업부 예산안에 '한미 조선해양산업 기술협력센터' 관련 예산을 66억4400만원으로 포함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가를 이루는 현지 건조, 기술 이전, 그리고 인력 양성의 세 가지 축 중에서 미국이 가장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숙련된 현장 인력이다. 한국은 이처럼 부족한 미국의 생산 역량을 보완하는 파트너 역할을 맡아 내년부터 '마스터스 아카데미' 사업을 통해 숙련된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마스터스 아카데미는 선박 설계 실무, 야드 생산 컨설팅, 용접·배관·도장 등 핵심 공정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여기에 안전 규정과 실습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여 교육생들이 즉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HD현대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주도하고 정부, 지자체, 대학이 협력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2026년까지 100명의 숙련공을 우선적으로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분기마다 선발·교육·배치를 반복해 국내와 미국 현장으로 곧장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현지에서는 '한미 조선해양산업 기술협력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21억4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된 이 센터는 미국 내 2개 거점에서 현지 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주 정부, 노조 등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또한 파견 인력의 비자·인허가 문제부터 보험, 주거 지원까지 종합적인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고 업무 전반의 표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로 알려졌다.

마스가 프로젝트 모자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마스가 프로젝트 모자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그러나 최근 미국으로의 전문 인력 파견에서 비자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최근 강화된 미국 단속에 따라 단기 파견에 주로 사용되던 전자여행허가나 단기상용 비자로는 현장 근무가 어렵다는 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기 취업 비자인 전문직 취업비자는 복잡한 절차, 높은 비용 등의 제약으로 한 번에 대규모 인력 파견이 어렵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재를 양성해도 미국으로의 투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만일 이같은 문제가 현실화 된다면 공정 지연과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마스가 프로젝트 전반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스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전용 비자 마련 등에 관해 정부에 제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자 발급을 포함해 안전 규정, 보험, 현지 생활 지원 등 인력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문제가 생기기에 앞서 확실한 기준을 마련해 세심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것이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내년부터 시행될 마스터스 아카데미의 가동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첫 신호탄이 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는 표준화된 교육과 현장 체계 그리고 전용 비자 등의 세 축이 동시에 맞물려여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초기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한미 간 조선 공급망을 강화해 양국 모두에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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