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예기치 못한 안전 문제 등 산업 현장의 구조적 난제를 풀 해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부상하고 있다. 인간과 가장 닮은 기계라는 특성 덕분에 단순 자동화를 넘어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과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돌발 변수를 최소화하고자 이를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 형상의 이족 보행 로봇으로, 사람과 함께 작동하며 생산성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물건 운반이나 상자 적재·하역과 같은 다양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고, 학습을 통한 성능 개선도 가능하다. 이러한 개념이 자리잡기까지는 수십 년간의 기술 축적이 있었는데, 현대적 의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1996년 혼다의 P2가 P3, 아시모로 발전하며 확립됐다. 이후 2010년대에 들어서 미국 민·관의 개발 붐으로 기술 진전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기술 고도화 이면에는 세계적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 저임금 국가와의 생산성 격차 해소 요구, 산업 재해 등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특히 중량물 취급이나 반복 작업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 손상이 고령 근로자의 취약성과 맞물리며 현장의 부담으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 인간 중심으로 설계된 기반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물류창고나 공장 등에 투입된 뒤, 향후 경제성이 확보되면 사회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도 밝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자이온 마켓리서치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23년 19억달러에서 연평균 50% 이상 성장해 2032년에는 1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효율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차량 생산 분야가 특히 시장 확대를 이끄는 핵심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세가 이렇다보니 각국의 플레이어들도 속속 시장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피규어AI를 비롯해 캐나다의 생추어리AI, 노르웨이의 1X테크놀로지 등이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고, 중국 역시 유니트리, 유비테크 등을 앞세워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같은 경쟁 심화 국면 속에서도 판을 흔드는 축은 뚜렷하다. 바로 현대차와 테슬라다. 양사는 막강한 자금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무기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단순 기술 시연에 머무는 스타트업·테크 업체들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로 공장 실증과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고,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개발해 공정 일부에 투입하며 대량 보급을 겨냥한 시험 단계에 들어섰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첨단 기술과 융합하면서 현장 이해 및 정밀 제어 능력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
한 로봇 업계 관계자는 "인간 수준의 지각 능력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지만, 인간이 구축한 환경에서 인간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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