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영선 기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특히 상업자전용 신용카드(PLCC) 선두주자인 현대카드가 주요 제휴사들과 계약 만료 시점이 도래하면서, 경쟁사들의 제휴 선점 경쟁이 격화된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6개 전업 카드사(KB국민·신한·하나·우리·삼성·현대) 중 유일하게 전년과 비교해 실적이 개선됐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17억원) 늘었다. 이 중 신용판매(개인+법인) 수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조4814억원 늘어났고, 이 기간 회원수도 51만명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경쟁력도 확보하면서 해외 신용판매액도 1718억원 늘었다.
신용판매 점유율도 높은 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현대카드의 개인신용판매 점유율은 17.6%로, 신한카드(18.6%)와 삼성카드(18.0%)에 이어 3위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해도 개인 신용판매 규모 166조2688억원을 기록, 전체 점유율 17.22%로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현대카드가 최근 주요 제휴사와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수익 구조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0년부터 현대카드와 제휴를 맺었던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은 최근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를 각각 선택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22일 스타벅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휴 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제휴카드뿐 아니라 공동 마케팅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도 내달 중 배달의민족과 PLCC 상품을 준비중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들어 '카카오뱅크 줍줍 신한카드', 'GS ALL 신한카드', '넥센타이어 신한카드', '스타필드 신한카드'를 선보이는 등 PLCC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20년 선보인 스타벅스 PLCC 카드는 출시 3주만에 발급 카드수 5만장을 돌파하며 흥행했다. 같은 해에는 배달의민족과 단독 제휴를 맺고 '배민현대카드'를 운영, 출시 8개월만에 발급 10만장을 넘겼다.
현대카드는 이들 카드사 외에 올해 대한항공·네이버·무신사·SSG 등과 제휴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배달의민족, 스타벅스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계약 여부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현대카드는 이달 17일 현대카드 조창현 전무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향후 현대카드는 정태영 부회장과 조창현 전무 2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조 전무는 마케팅 전략과 신용판매 계획, CLM(Customer Lifecycle Managment), 금융영업 등 신용카드 실무 전문가로, 일반 신용카드(GPCC)와 PLCC, 현대카드 성장을 견인했다. 현대카드의 PLCC 경쟁력 유지를 위해 파트너사 확대와 관계 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PLCC 사업 확대에 따라 판관비 지출도 함께 늘어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카드사들은 판관비 등 비용부담 증가로 실적 타격을 면치 못했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침체됨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비용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PLCC의 경우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서비스 비용과 함께 제휴사 지급 수수료 비용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PLCC 경쟁이 격화된 현대, 신한, 삼성카드 3사는 판관비가 증가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의 판관비는 4298억원으로 전년 동기(4067억원) 대비 5.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판관비 규모는 7760억원으로, 2023년(7367억원)과 견줘 5.3% 상승해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아울러 삼성카드의 판관비는 동 기간 9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9362억원) 대비 4.6% 늘었다.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등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상반기 판관비가 395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5.0% 증가했다.
판관비 부담에도 카드사들의 PLCC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등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PLCC 카드 이용 고객의 소비데이터를 통해 데이터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어 파트너사 선점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됨에 따라 본업 타격이 크고, 수익성 저하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도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대손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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