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노딜' 가능성···아시아나, 기안기금 지원 전제 '재무구조 개선'
커지는 '노딜' 가능성···아시아나, 기안기금 지원 전제 '재무구조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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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안기금 요건 모두 충족
M&A 노딜시, 정부 지원 '불가피'
HDC현산은 지난 2일 오후 11시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사진=아시아나항공)
HDC현산은 지난 2일 오후 11시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쌍용자동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은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안기금 신청을 두고 금융위와 기안기금이 한때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었지만 아시아나가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보여온 만큼 기안기금 신청 자체는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인 2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아시아나가 기안기금 신청요건에 해당된다"고 발언하면서 아시아나의 향방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날 은 위원장은 "(M&A)딜이 무산된 상태에서는 (아시아나가)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신청 요건에는 해당된다고 본다"며 "다만, 결정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시아나 매각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던 차에 나온 발언이어서 현재 정부가 아시아나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논의중이란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이는 아시아나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그동안의 입장과 결이 다른 발언이기도 하다. 앞서 기안기금 측은 아시아나는 인수·합병(M&A)이 진행 중인 만큼 기금을 통한 지원을 유보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아시아나 지원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 배경으로는 'M&A 노딜' 가능성이 꼽힌다. 지난해 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거래는 종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이 어려워지면서 HDC현산이 아시아나 재실사를 여러 차례 요구하는 등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전날인 29일에는 금호산업이 HDC현산에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기안기금 지원을 신청하려면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인 이상 △항공업·해운업 영위 △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간접적 피해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아시아나의 경우 위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그럼에도 그동안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 결정을 보류했던 까닭은 아시아나가 정부 지원보다 딜 완료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선 아시아나 노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방식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모회사인 금호그룹이 아시아나 매각, 박삼구 전 회장 경영 미복귀, 채권단 협정 체결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이어온 점도 기안기금 지원 심사시 고려될 부분이다. 아시아나의 경우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구 방안들이 향후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채권단의 생각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기안기금에서 결정할 부분이라 조심스럽지만 기본적으로 (아시아나가) 신청 대상 자체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아시아나는 특히 작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노력을 이어오면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HDC현산과 M&A단계까지 갔던 부분까지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일하게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차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0여년 전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등 쌍용차의 재무여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쌍용차는 지난 2016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올해 돌아오는 어음만 매달 1500억원 수준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려있지만 대주주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기안기금은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만 기금을 공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전날 은 위원장도 쌍용차에 대해서는 기안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채권단 관계자도 "쌍용자동차는 10년 가까이 경영상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며 "아시아나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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