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임기 만료' 이동걸 산은 회장···전시에 장수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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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촉각'...현안은 산적', 하마평은 '전무'
이동걸 산업은행장(사진=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된다. 통상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넘칠 시기임에도 후임 후보조차 거론되지 않고 있어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경우도 있으나 그간 성과에 대해 의미부여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7년 9월 취임한 이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10일 만료된다. 이 회장은 3년 임기 동안 금호타이어, 성동해양조선, 한국GM, STX조선해양 등 기업 구조조정을 처리했다. 모두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도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기업들이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이 회장의 의지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길이었다 점에서 그리고 이 회장이 산은의 방향성에 대해 벤처와 중기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온 터라 업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는 업권의 지적이다. 

실제 이 회장은 구조조정 조직을 과거와 달리 축소시키려 했으나 예상치 않게 코로나로 인한 구조조정 이슈 부각으로 구조조정은 산은의 불가피한 역할이 돼버린 측면이 있다. 정리할 곳은 정리하고 새순을 돋게해 경제 활력에 나서야 하는데 당장의 일자리 위축을 의식한 기업 살리기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아니아나항공 매각 지연 등 미완으로 남은 숙제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딜은 애초 이 회장의 최대 업적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딜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고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 간 대면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탓에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유동성 위기를 맞은 쌍용자동차도 산은이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꼽힌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접은 가운데 새 투자자 모색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도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8년 1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한 뒤 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9일만에 딜은 무산됐다. 대우건설의 모로코 발전소 관련 대규모 손실을 호반건설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당시 이 회장은 졸속 매각, 무리한 딜 추진 등의 책임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현재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에 대한 별다른 하마평이 없는 가운데 산적한 현안 처리와 업무 연속성을 위해 이 회장이 연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은 회장의 임명구조를 보면 (이 회장의 연임시) 전시(戰時)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환경적 측면이지 이 회장의 성과가 좋기 때문이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산업은행 21세기 최초의 연임 성공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연임 사례는 지난 1990년대 초 이형구 총재(25~26대) 이후 전무하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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