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동걸 "쌍용차 사업성 주시···이스타항공 지원 불가"
[일문일답] 이동걸 "쌍용차 사업성 주시···이스타항공 지원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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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연임 후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8일 경영난에 빠진 쌍용자동차에 대해 "사업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산은도 그 부분을 중요하게 보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에 대한 산은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 "구조조정 원칙에서 대주주의 책임있는 행동도 있어야 하고 이해 당사자의 고통 분담도 있어야 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사업의 지속가능성, 사업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쌍용차는 대주주 마힌드라의 투자계획 포기 이후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후 현재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코퍼레이션'이 쌍용차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안기금 지원요건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다만, 제주항공에 대해서는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 시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연임 소감은?

△무겁다. 지난 3년에 해왔던 것에 특히 방점을 두는 것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후유증 회복 처리 등인데, 상황이 급하다 보니 그 일에 우선 중심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더없이 무겁다고 생각하고 유관기관과 소통하면서 최대한 열심히 할 생각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연임하면서 26년만의 처음 연임이라는 칭찬을 들었지만 저로서는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연임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후유증 처리다. 또 첫 번째 임기에서 스타트업 혁신성장에 역점을 뒀지만 이제는 초기기업 투자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펀드도 대형화해서 투자할 예정이다. 작년에 벤처캐피탈 투자 활성화 플랫폼인 메가세븐클럽을 만들었는데 투자를 100억 단위에서 1000억 단위로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기업과 성장동력을 키우자는 차원에서 스케일업 투자를 열심히 하고 동시에 전통산업 중 투자를 받지 못해서 크지 못하는, 물류산업도 신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반세기를 먹고 살았을 때 재벌이라고 얘기하는 대기업들이 큰 공을 세웠다. 물론 몰아주기, 편법증여 등 지배구조 관련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대기업들이 지난 30년간 한국 경제를 끌어왔는데 이들이 허공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60~70년대 지원을 한 결과로 대기업이 된 거고 그 기업의 덕을 봐서 이제 그 기업들이 한계에 도달했다면 다음 50년을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똑같진 않더라도 60~70년대식 산업정책을 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에 1,2조 투자가 아니라 수십조, 수백조 지원하고 R&D 지원하면서 키웠는데 요새 아쉬운 것은 단독 몇천억만 지원하면 그런 기업이 툭 튀어나올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다음 50년 책임질, 그런 미래 산업은 땅에서도 솟아나지 않고 하늘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쌍용차 관련해 HAAH라는 회사가 마힌드라에 경영권 인수 제안했다는데 전달받았나?

△HAAH가 인수 제안한 사실은 전해들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마힌드라와 잠재적 투자자 사가 굉장히 긴밀하게 협상을 하고 있다는 내용까지만 보고를 받았다.

-쌍용차가 투자자 찾기에 성공하면 산은에서 지원할 의사가 있나?

△투자유치 건은 쌍용과 마인드라가 한쪽이고, 잠재적인 투자자가 다른 한쪽으로 양자 간의 협의가 돼 있는 거고 우리가 협의 주체는 아니다. 협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보고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드리긴 어렵다. 단지, 우리가 쌍용차에 대해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업의 지속가능성, 사업성이다. 많은 분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신 걸로 알고 있고, 그 부분을 당연히 저희도 중요시하게 보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HDC현대산업개발 법적 움직임은 없나?

△현재까지 현산의 법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현산으로부터 연락받은 바도 없다.

-아시아나항공 통매각은 힘들 것이란 관측 많은데 분리매각 추진 예정인지?

△통매각도 힘들겠지만 분리매각도 힘들 것 같다. 아시아나의 현산과의 매각이 끝났다고 최종 판단을 하고 2조4000억원 기안기금을 투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더이상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자, 빨리 안정화를 추진하자는 게 급선무였다. 그래서 조만간 외부 컨설팅을 실시하고 다양한 검토를 거쳐 추후 가능한 시점에 매각을 해나가도록 할 예정이다. 일단 안정화 시키고 기업가치 제고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통매각이든 분리매각이든 검토해서 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나는 지금 어려운 상황이어서 비용감축과 고통분담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비용감축과 고통분담을 너무 강요하다보면 인력 유출이나 핵심 사업 붕괴 등 기업의 장기적 존속력이 훼손될 수 있다. 균형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상화하겠다. 노조도 곧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

-HDC현산이 2500억원의 반환 소송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산은의 대응은?

△소송 책임의 문제는 각 계약 당사자가 각자 책임이 없다고 얘기하지 않겠나. 우선, 관련 소송이든 책임이든 우리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다. 채권단으로서 옆에서 관찰할뿐이고 결정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 HDC현산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다만 채권단의 입장, 아시아나항공을 살려야 하는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이 사건이 조용히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고,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도 나왔는데 산은 입장은?

△기안기금 투입 결정이 보도된 이후에 신평사들이 아시아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채권단은 아시아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만약 향후 필요하다면 추가 자본 확충은 정부와 협의해서 검토하도록 하겠다. 일단 신용등급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LCC도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나?

△제주항공 포함해서 LCC는 기업별 상황이 모두 상이하다. 그래서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해당 기업이 기안기금에 신청하면 검토는 하겠다. 다만, 기준을 보면 기안기금 신청 충족 기업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두개다. 에어부산은 향후 아시아나 계열사로서 분리매각할 것인지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추후 검토할 예정이고 제주항공은 기안기금 신청 시 검토하도록 하겠다.

-이스타항공 자금지원 가능성이 있나?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이스타에는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안기금 지원요건도 충족되지 않는다.

-대우조선 매각 진행 상황은?

△현재 4개국에서 기업결합 승인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가 핵심인데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은이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여한다는 보도 관련 입장은?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산은은 구조조정의 목표를 정해주고 1년 안에 달성한다는 조건을 달았을뿐 어떤 기업을 팔고 이런건 자율적으로 할 문제다. 산은이 들어간 게 아니라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 언급하지 않겠다.

-뉴딜펀드 실무 준비단 향후 일정과 계획은 어떻게 되나?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등 저희가 TF 통해 차근차근 하고 있다. 한국판뉴딜은 혁신기업 지원, 4차 산업혁명과도 연관된 부분이다. 뉴딜펀드 통해서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는 것이 궁극적인 코로나19 위기 극복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실무책임기관으로서 투자대상 기준 설정, 업종 품목 설정 등을 진행중이다. 11월 중 자펀드를 설정하고 12월 중 출자사업 정해서 내년 1분기 중 자펀드 운용사 선정해 빨리 추진할 생각이다.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금융과 정치적 중립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적 중립에 관해서는 특별한 법률 조항은 없지만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면서 정책금융을 실행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정한 3대 원칙에 입각해 공적기준, 공적목적으로 정책금융을 실행해 나가겠다.

-산업은행 임추위 부재 등 깜깜이 인사 개선 필요성은?

△개선 필요성 없다고 생각한다. 임명권자와 제청권자의 정책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임명해서 성과를 갖고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임추위를 한다고 객관적으로 잘 되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대신 깜깜이식으로 인선됐기 때문에 깜깜이식으로 언제 해임돼도 달갑게 받아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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