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올해 김장 비용이 지난해보다 약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배추와 무 등 주요 김장 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김장철을 앞둔 가계의 부담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30일 한국물가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김장 비용은 전통시장 평균 37만8860원으로 지난해보다 9.6% 하락했다. 대형마트에서 구입할 경우 평균 47만7750원으로 8.4% 감소했으며,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약 9만8890원(20.7%)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비용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배추와 무 등 주재료 가격 안정이다. 배추 가격은 지난해보다 23.7%, 무는 32.0% 내려갔다. 지난해 폭우와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와 올해 평년 수준의 기상 여건으로 인한 생산량 회복이 맞물린 결과다.
가을무 주산지인 강원과 충남 지역은 재배면적이 늘고 저장 수요가 둔화하면서 공급이 원활했다. 고춧가루와 천일염 가격도 각각 1.4%, 14.9% 하락했다.
김장 재료 가운데 고춧가루가 전체 비용의 2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배추(22.7%) △무(6.1%) △소금(4.8%)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전통시장 기준 제주가 41만7520원으로 가장 비쌌고 △강원(41만5440원) △세종(41만4460원) △충남(40만8390원) △경북(40만4590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34만620원) △경남(34만1420원) △전남(34만7020원) 등은 전국 평균보다 10% 이상 저렴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기일 한국물가협회 생활물가팀 과장은 "지역별 김장비용 격차는 유통 구조와 소비 형태가 반영된 결과"라며 "대형유통 중심 지역은 물류비 부담이 크고, 산지 인근 지역은 직거래 중심이라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조사 결과 '작년과 비슷하게 김장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54%)을 차지해 김장 의향은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직접 김장하는 가구의 비중은 68.1%로 여전히 높아 시판 김치 구매(27%)보다 전통적 방식의 김장이 주류를 유지하고 있다.
절임배추나 절임무 등 반가공 제품의 활용이 늘면서 김장 부담을 줄이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배추와 무를 직접 구매해 담글 때 평균 42만8000원이 들지만 절임 제품을 사용할 경우 약 4%(1만8000원)가 더 비싸며, 완제품 김치를 구입하면 비용이 약 47%(20만3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