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3분기 전동화 모델 판매 확대와 환율 효과로 외연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45조원, 영업이익은 27.1% 감소한 2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은 5.81%로 2.53%포인트(p) 하락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기아는 매출이 4.5% 늘어난 27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2조3000억원, 영업이익률은 2.44%p 내려간 8.42%가 예상된다.

현대차의 외형 성장은 판매 호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된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3분기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04만4000대로 집계됐다. 특히 고부가가치 전동화 모델이 25.4% 늘어난 25만3000대를 기록하며 믹스 개선이 뚜렷하게 이어졌다.

반면 수익성은 1조3000억원 규모의 관세 비용 반영으로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유럽 시장 경쟁 심화와 일부 모델 노후화로 인한 인센티브가 확대되며 이익 감소 압박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아도 비슷하다. 기아의 3분기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78만5000대, 전동화 모델은 30.9% 늘어난 20만3000대를 보였다. 다만 수익성은 1조원 규모의 관세 비용 반영과 기말환율 상승으로 인한 판매보증 충당부채 증가 영향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관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중장기적 이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신차 전략에 역량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4분기 미국 시장에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를 투입해 현지 HEV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한다. 기아는 내년까지 미국 현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충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유럽에서는 스토닉·스포티지 부분변경 등 전략 차종을 선보여 판매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관세 부담과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도 전동화 비중 확대, 제품 믹스 개선, 지역 다변화를 통해 체질을 다지고 있다"며 "4분기 이후 신차 효과가 나타나면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 열리는 APEC 정상회담 전후로 한미 정부 간 협의가 진전돼, 현재 25% 수준인 관세율이 이미 논의된 15%로 조정·발효될 경우 양사 합산 기준 수조원대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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