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팀 스포츠에서 에이스의 존재는 승패를 나눌 만큼 중요하다. 에이스 선수의 활약이 팀 분위기를 이끌며 승리에 이를 수도, 때론 패배할 수도 있다. 자동차 세상에도 흔히 브랜드를 대표하는 에이스 모델이 있다. 이들은 남다른 상품성, 헤리티지, 그리고 판매량으로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존재이다.
르노코리아는 한동안 이러한 에이스 모델의 부재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뾰족함이 부족한 무난한 매력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줄어 들어갔다. 상황을 반전시킨 것이 지난해 출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다.
르노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인 그랑 콜레오스는 국내 출시 후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르노코리아의 존재감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그리고 출시 1년이 지나 연식변경 모델로 돌아온 차량은 소비자의 의견에 귀 기울여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에이스로서 브랜드를 다시 이끌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그랑 콜레오스를 서울 성수동에서 출발해 포천까지 시승하며 차량에 더해진 매력을 확인해 봤다.
먼저 외관 디자인은 연식 변경인 만큼 큰 틀에서 변화를 주지 않았다. 대신 에스프리 알핀과 아이코닉 트림 한정으로 '새틴 유니버스 화이트' 외장 컬러를 추가했다. 무광 타임의 이 컬러는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또한 새롭게 추가된 스페셜 에디션인 그랑 콜레오스 에스카파드는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전용 루프박스를 탑재했다. 루프박스는 전용 제품인 만큼 차량과의 일체감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에스카파드 모델에는 전용 20인치 다크 틴티드 하이랜드 알로이 휠, 블랙 바디키트, 블랙 휠아치 몰딩, 블랙 사이드 엠블리셔 몰딩 등을 적용해 오프로드 감성이 짙게 느껴진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적용이다. 르노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들의 요구가 가장 많은 부분이었고 피드백을 수용해 이번 연식 변경 모델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가로 874mm, 세로 1367mm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차량 실내에서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했다. 특히 유리 패널이 지붕 위로 열리는 '탑 슬라이더' 방식 덕분에 헤드룸의 여유도 충분히 확보됐다. 또한 윈드 디플렉터 적용으로 루프 개방 시 실내 유입되는 바람과 소음을 최소화했다.
이 외에 센터페시아의 오픈알(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은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연식 변경 모델에선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해 사용성을 높였다. 특히 공조장치 위젯의 추가로 1열 탑승자가 모두 편리하게 디스플레이에서 공조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조수석 탑승자는 확장 모니터를 통해 R:아케이드 게임과 R:비트 노래방 기능을 즐길 수 있다. 20여 가지의 아케이드 게임은 장거리 운전 시 지루함을 지워줄 캐주얼 게임들로 구성됐다. 다만 플레이 측면에서 몇몇 게임은 화면을 직접 터치해야 하기에 스마트폰을 게임패드로 연동하는 기능을 전체적으로 적용하면 어떨까 싶다. R:비트 노래방은 전용 무선 마이크로 부를 수 있으며 차량 사운드 시스템과 연동돼 음질이 뛰어났다.
새롭게 추가된 요소를 살펴본 후 시승의 목적지인 포천 산정호수로 향했다. 도심과 고속도로 그리고 와인딩 코스가 적절히 섞인 시승 코스에서 확인해 본 그랑 콜레오스의 주행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번에 시승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엔진이 깨어나기 전까지 전기차와 다름없는 인상을 전한다. 100kW의 전기모터는 가속과 감속 시 묵직한 중형 차체를 부드럽게 움직이고 소음과 변속에 의한 충격도 전해지지 않는다. 움직임이 경쾌하니 차가 가볍다는 느낌마저 느껴진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으니 잠들어 있던 엔진이 깨어난다. 이때 전기모터에서 1.5리터(ℓ)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넘어갈 때의 전환도 부드럽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가르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의 조화가 잘 이뤄져야지만 가능한 결과다. 도심에선 전기모터로 유려하게 주행하고 고속으로 넘어가도 충격이 적으니 자연스레 주행 만족감이 높아진다. 또한 고속 주행 시 외부 소음도 잘 차단돼 정숙한 주행 환경을 완성했다.
목적지 도착 전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에서도 그랑 콜레오스의 완성도 높은 주행성을 확인했다. 차량에 탑재된 사륜구동(4WD) 시스템은 네 바퀴에 적절한 힘을 분배해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코너를 돌아나간다. 다만 스포츠 SUV 수준의 억제력은 아닌 만큼 고속으로 코너에 진입하면 롤링이 커지기 때문에 속도를 완만히 줄이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빠져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체 자세를 잡아주는 서스펜션은 조금 거친 노면의 충격도 말끔히 지운다.
국내 SUV 시장,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SUV는 최근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기존 차량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트림을 확대하고 있고 해외 자동차 브랜드도 점차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했고, 아울러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SUV 판매량 4위에 안착했다는 건 시장에서 상품성을 충분히 인정 받았다는 반증이다.
1년간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잘 다진 그랑 콜레오스가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한 걸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몸집 작은 자동차 브랜드가 자신들의 대표 차량에 별다른 상품성 개선 없이 가격만 높여가는 일이 최근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르노는 간단한 연식변경 모델에도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상품에 대해 아낌 없는 조언을 건네는 소비자와 이를 경청하는 브랜드. 이런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며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와 완성도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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