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총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또다시 차질을 빚게 됐다. 약 2년 가까이 지연돼온 상황에서 업체 간 협력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방위사업청은 16일 "KDDX 사업 추진과 관련한 상생협력 방안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초 18일 열릴 예정이던 제130회 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는 3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 방식을 확정하려던 계획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톤(t)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이 개념 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 설계를 맡아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관행대로라면 기본 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상세 설계를 이어가는 수의계약이 이뤄져야 하지만, 한화오션은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이유로 경쟁 입찰을 주장하며 현재까지 갈등이 이어져 오고 있는 양상이다.
방사청은 두 회사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HD현대중공업이 주도하되 한화오션이 일부 설계 과정에 참여하는 상생협력안을 제시했으나, 한화 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과위 소속 일부 민간위원들도 해당 협력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착수는 당초 지난해로 예정됐으나 업체 간 이견으로 1년 9개월 이상 미뤄진 상태다. 이번 결정으로 KDDX 사업의 본격 추진은 당정 협의 이후로 다시금 연기될 전망이다.
국방부 한 관계자는 "KDDX 사업에 관련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사업 지연으로 인해 해양안보가 불안해지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조속한 사업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최대 6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 결선행···한화·HD현대, 주도권 경쟁 벌어질까
- 8조 규모 KDDX 사업, 최종 결정 '또 연기'
- KDDX 사업 뒤흔들었던 한화오션 개념설계 '무단인용'···결국 제재 없이 마무리
- HD현대, 우크라 전후 재건 협력 강화···"건설장비 기술·교육 전수 추진"
- HD현대중공업, 임금협상 타결···불확실성 해소, '마스가' 프로젝트 탄력
- 한화 방산 3사, 美 참전용사에 K9·천무 시연···"韓 눈부신 발전 놀랍다"
- HD현대重 "동일 사건 이중처벌"··· 7.8조 KDDX 앞두고 법적 대응 예고
- 한화, 美 해군 장성 전격 영입···미 함정 시장 진입 발판 기대
- 한화오션, 미래 전장 주도할 '차세대 전략 수상함'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