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한국이 1500억유로(약 245조원) 규모의 유럽연합(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의 EU 시장 진출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EU에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는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첫 절차에 해당한다.
세이프는 EU 회원국들의 재무장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회원국에 낮은 금리의 대출을 제공한다. 내년 초부터 시행되며, 원칙적으로 대출금으로 구매하는 무기의 제3국산 부품 비율은 35%를 넘을 수 없다. 다만 EU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맺었으면 이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EU는 한국의 의향서를 검토한 뒤 양자 협정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체결 요건은 유럽 내 생산시설 확보와 함께 EU의 안보·방위 목표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재정 기여도 해야 한다. 아울러 EU 및 유럽경제지역(EEA),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 권역 국가와 함께 공동구매 팀을 구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미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하고 세이프 대출금을 신청한 폴란드·루마니아 등과의 연대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후타스탈로바볼라(HSW)와 4026억원 규모 K9 자주포 구성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루마니아에서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현지 공장을 건립 중이다.
K9 자주포에 투입되는 155밀리미터(mm) 모듈화장약(MCS) 분야에서도 이달 초 폴란드군사기술연구소(WITU)와 품질 인증 협약을 맺었다. 회사 측은 "현지 인증을 확보해 탄약 공급뿐 아니라 유럽 내 생산 거점 확대까지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폴란드 군비청과 9조원 규모의 2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K2GF 116대, 폴란드형 K2전차(K2PL) 64대, 구난·개척·교량전차 81대를 포함한 종합 패키지 형태를 띈다. 생산은 폴란드국영방산그룹(PGZ) 산하 전차 전문업체 부마르가 맡으며, 양산 시점은 2028년으로 예정돼 있다.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보급·정비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무기 재고가 사실상 '텅텅' 비었다"며 "특히 포병과 전차 체계가 가장 부족한데, 이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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