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 창업주 대원 장경호 거사 (사진=동국홀딩스)
동국제강그룹 창업주 대원 장경호 거사 (사진=동국홀딩스)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동국제강그룹 창업주이자 한국 철강산업의 태동을 이끈 고(故) 대원(大圓) 장경호 회장의 50주기를 맞아 범동국제강그룹과 불교계가 함께 추모 행사를 열었다. 장 회장이 전 재산을 내놓아 설립한 대한불교진흥원도 창립 50주년을 맞으며 기념 법회를 진행했다.

동국제강그룹은 8일 서울 마포구 대한불교진흥원에서 '대원 장경호 거사 50주기 추모 및 대한불교진흥원 창립 50주년 기념 법회'를 개최했다. 대한불교진흥원이 주관한 이날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법문을 전했으며,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을 비롯해 범동국제강그룹 경영진 78명이 참석했다.

장세주 회장은 추모사에서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족 자본을 세우셨고, 삶의 길을 보여주신 선각자"라며 "생애 마지막에 모든 사재를 사회와 불교에 환원하신 큰 뜻을 기리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고인은 진정한 시대의 보살이었다"며 "그 유지를 발전시켜 불교가 현대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장경호 회장은 1899년 부산에서 태어나 1929년 '대궁양행'을 시작으로 사업을 일궜다. 1954년에는 민간 최초의 일관제철소 동국제강을 세우며 국내 철강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동국산업, 한국철강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부산 제강소에서 국내 최초로 용광로·전기로를 가동해 와이어로드와 후판을 생산했다. 1970년대 초 동국제강은 국내 100대 법인 중 중화학기업 매출 3위(공기업 제외)에 오르며 성장을 이어갔다.

또한 장 회장은 불교계에도 깊은 족적을 남겼다. 20대 때 불교에 귀의한 뒤 평생 참선과 검소한 생활을 이어갔다. 1975년 별세 직전에는 사재 30억원(현 시세 약 5000억원)을 한국불교 중흥에 내놓겠다는 뜻을 밝히고 대한불교진흥원 설립을 이끌었다. 진흥원은 이후 불교방송(BBS)을 개국하며 불교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경영 철학 역시 사람 중심이었다. '사람이 동국의 최고의 자본'이라는 신념 아래 노사 화합을 강조했고, 이는 1994년 국내 기업 최초의 무파업 선언으로 이어졌다. 동국제강 노사는 올해까지 31년째 무파업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추모 법회는 동국제강그룹의 '동국 헤리티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회사는 2029년 창립 75주년과 대궁 100주기를 앞두고 5년간 다양한 기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동국제강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추모 영상 '기업을 세우고, 마음을 남기다'를 공개했다.

‘대원 장경호 거사 50주기 추모 및 대한불교진흥원 창립 50주년 기념 법회’ 단체 기념사진 모습 (사진=동국홀딩스)
‘대원 장경호 거사 50주기 추모 및 대한불교진흥원 창립 50주년 기념 법회’ 단체 기념사진. 사진은 (왼쪽부터)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이한구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 대한불교진흥원 불교방송 상임이사 현민 스님 (사진=동국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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