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조선 조선소 전경 (사진=케이조선)
케이조선 조선소 전경 (사진=케이조선)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에 특화된 조선소 설립이 논의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마스가 프로젝트 TF를 구성했다. TF는 향후 조성될 조선 관련 펀드의 투자처 검토, 정책 지원 건의를 맡을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달 이언주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MRO 특화단지 지정, 협력기금 설치, 한미 조선 협의체 등의 내용을 담은 '마스가 지원 법안'을 발의했다. 이 둘은 공통적으로 미 해군 MRO 사업을 마스가 프로젝트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조선업계는 MRO 특화 조선소 설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RO 특화 조선소의 유력 후보로는 세 곳이 거론된다. 먼저 경남 진해에 위치한 케이조선이다. 케이조선은 미 해군 부대와 인접한 입지적 강점이 있다. 현재 유암코·KHI 컨소시엄이 매각을 추진 중이며, 정부가 기금을 활용해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케이조선 측도 MRO 사업으로의 전환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부산 영도에 조선소를 둔 HJ중공업은 올해 3월부터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RSA) 체결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닐 코프로스키 주한 미 해군 사령관이 현장을 방문해 사업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한국 해군 대형 수송함 정비 경험도 있어 MRO 수행 능력은 검증됐다. 다만 MRO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것은 맞지만, 회사 매각 계획은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는 25만톤(t) 선박 4척을 동시 건조 가능한 도크 1개와 골리앗크레인 등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또 군산에 미 해군 MRO 기지를 조성할 경우 중국 해군의 동·남중국해 영향력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다만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의 MRO 기지 전환은 마스가 프로젝트 논의 중 나온 하나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정부로부터 요청받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

업계는 국내 MRO 특화 조선소 설립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본격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에 MRO 특화 조선소를 짓기 전에 우선적으로 미국과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관련된 규제 법안을 조정하고 장기적으로 신조 사업까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한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 조선소는 이미 도크가 포화 상태여서 중형 조선소 활용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유휴 설비를 신속히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아직 마스가 프로젝트 관련해 한·미 간 구체적 합의가 없는 만큼, 먼저 MRO 특화 단지 조성안을 미국에 제안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부 협력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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