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15%로 타결됐다. 관세 인하 관련해 조선 협력 펀드 제안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15%로 타결됐다. 관세 인하 관련해 조선 협력 펀드 제안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완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국과의 상호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가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약속하며 협의한 결과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투자 제안 중 1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조선업 전용 펀드 조성 계획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조선 산업 투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환영 입장을 밝히며 한미 간 조선업 중심의 산업 협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조선소 현대화와 해양 인프라 재건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이에 고도화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보유한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통해 서로간의 '윈윈'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이번 관세 협상에 최근 미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정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금일 결정된 합의에서 조선협력 패키지가 큰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에 기반해 우리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한국과 미국 모두 새로운 기회와 성장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사는 이미 미국 해양 플랜트, LNG선, 군수함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 경험을 보유한 만큼, 이번 조선업 펀드 투자를 통해 미국 내 공동 사업 또는 현지 생산기지 구축 등 구체적 협력 논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업 전용 펀드는 미국 현지의 선박건조, 유지·보수·정비(MRO), 조선 인프라 재건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해 집중 투입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를 계기로 미국 내 고부가 선박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며, 동시에 자국 내 감산과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기지 분산 효과도 기대된다.

한편 이번 관세 완화 조치는 조선업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의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출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상호 관세 인하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더불어 산업 외교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조선업처럼 투자와 무역이 연계된 구조는 향후 전략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이번 관세 협의에 대해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협상으로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협의하며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에서 경쟁할 여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3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해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산업 분야의 국내 기업이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조선협력 전용 펀드로 우리 기업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든든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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