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소프트웨어 중심의 첨단 산업 구조로 빠르게 전환 중인 현대차그룹이 내년 SDV 콘셉트카 공개를 시작으로, 로보틱스와 스마트팩토리 전반에 걸친 혁신을 본격화한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정의선표 혁신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1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 통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반 소프트웨어정의차(SDV) 콘셉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2028년까지 AI 딥러닝 체계를 고도화하고, 차량 경량화 기술을 병행해 완성형 SDV를 출시할 방침이다. 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AI 솔루션도 함께 탑재한다. 그룹은 인지·판단·제어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아트리아 AI를 통해 라이다 없이도 카메라·레이더를 바탕으로 도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는 고정밀 지도에 의존하지 않고도 작동 가능한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분야는 기술 상용화와 밸류체인 연계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말 북미 신공장 메타플랜트(HMGMA)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시험 투입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아틀라스가 구동장치와 전력계통 등 주요 부품에서 전기차와의 호환성을 갖춘 점에 주목한다. 2028년 상용화 시점에 맞춰 그룹 내 부품 계열사 참여가 확대되면, 부품 공용화에 따른 개발비 분산과 원가 절감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품 공급, 소프트웨어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의 로봇 관제·유지보수 등 역할 분담을 통한 위탁생산 체계도 갖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공정 부문에서는 북미 신공장 메타플랜트(HMGMA)를 시작으로 AI 기반 공정 국내외 확산을 추진하는 동시에, 산학 협력을 통한 제조 혁신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은 지난 5월 서울대학교 정밀기계설계 공동연구소와 소프트웨어중심공장(SDF) 구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디지털 트윈, 제조 특화 대규모 언어 모델, 시뮬레이션 기반 생산 최적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재민 현대차·기아 스마트공장센터 상무는 "AI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 구현으로 제조 혁신과 함께 모빌리티 산업 고도화를 꾀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정의선 회장이 AI 기반 미래 전략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뚜렷한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미국 모하비 주행시험장에서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AI, SDV, 로보틱스 등 선구적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3월 성남 판교 첨단차플랫폼(AVP)본부 타운홀에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2028~2029년까지 SDV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AI 중심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제시한 셈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아직 미래 기술 부문에서 시장의 박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AI·SDV·로보틱스 등 전방위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잠재력은 상당하다"며 "특히 하반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생산 라인에 전진 배치되면, AI 로봇 상용화 선두 주자 부상과 함께 실질적 성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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