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내선 여객 수요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반면, 항공화물 수송력을 강화한 대형항공사(FSC)들은 흑자기조를 이어가는 등 2분기 실적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Research)가 예상한 2분기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항공사 6곳(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가운데 LCC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LCC 1위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569억원, 영업손실 769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액 360억원, 영업손실 854억원)에 이어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영업손실 562억원, 3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내선 여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한 덕에 손실 폭이 나름 축소됐으나 매출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이 막혀있어 연내 흑자 전환은 무리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주관하는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선 여객 수는 1814만1960명(왕복 기준)으로, 2019년 동기(1682만7810명) 보다 7.2% 증가했다. 이 가운데 LCC들이 1350만명(약 75%)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국내선 여객 수는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다 양국간 격리를 면제해주는 '트래블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도 활성화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수익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게 LCC업계의 중론이다.
한 LCC 관계자는 "국내선은 이미 출혈경쟁이 심하고, 트래블버블의 경우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우려 때문에 예약률이 저조하다"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유상증자 등 선제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항공 화물운임 인상과 물동량 증가에 따라 화물사업에 주력한 FSC는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1조7284억원) 대비 10.5% 증가한 1조9097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1.9% 증가한 11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총 4032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1089억원) 대비 270.29%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기내 좌석 위 짐칸인 '오버헤드빈(Over-head Bin) △여객기 좌석 공간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안전 장치인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 △좌석을 장탈해 화물을 탑재하는 CFL(Cargo Floor Loading)을 활용하는 등 운영할 수 있는 화물기 100%를 가동시켜 수송력을 강화했다.
전분기 적자를 냈던 아시아나항공도 매출액 983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영업이익 234억원)와 견줬을 때 무려 40.8% 증가한 실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분기 고부가가치 효자 품목인 미국 캘리포니아산 체리를 총 1778톤(t)을 수송하는 등 화물 실적에 견인하는 신선 식품 운송을 대거 확대한 바 있다. 수송력을 높이기 위해 로스엔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노선에 임시편 및 여객기를 개조한 화물 전용기를 투입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해왔고, 미주발 여타 화물 대비 20%가량 더 높은 수익성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음에 따라 FSC의 하반기 실적 또한 양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운임이 지속 오를수록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은 양극화를 보일 것"이라며 "국제선이 회복되지 않는 한 LCC들의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은 다음주부터 17일까지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13일,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은 17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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