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 싣고 '순항'···LCC, 여전히 '적자 늪'
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 싣고 '순항'···LCC, 여전히 '적자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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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화물수요 최성수기···하반기 양극화 심화 전망"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2분기에도 화물운송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백신과 같은 특수화물 수송량을 늘리고 있는 대형항공사(FSC)들은 종식 전까지 버틸 수 있는 재무 체력을 확보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네트워크가 부족한 저비용항공사(LCC)은 유상증자 등을 통한 '곳간 채우기'와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LCC(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4곳 모두 최소 350억원에서 700억원대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국내선 여객 회복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을 줄이긴 했으나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하늘길이 막혀 여객사업 부문이 개선되고 있지 않은 영향이 가장 크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1년 넘도록 적자를 낸 탓에 현금이 바닥난 LCC들은 자본잠식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잇따라 외부 자금을 끌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상태를 의미하며,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올해 4월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대상으로 8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이를 통해 리스비, 유류비, 조업비 등 운영 자금을 확보하며 부채비율을 1분기 기준 410%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잠식률이 42.4%에 달했던 진에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1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750억원의 영구채 발행을 결의했다. 제주항공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이달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한 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자본금을 1924억원에서 384억원으로 줄여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고 운영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에어부산은 오는 10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본을 확충할 방침이다.

한 LCC 관계자는 "순환 휴직과 경영진 임금 반납에도 불구하고 오랜기간 적자를 내오는 등 경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와 같은 자본 확충으로 해소해야만 했다"며 "국제선 회복 전까지는 기재 줄이기, 순환 휴직과 같은 자구책에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의 지원 또한 뒷받침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화물 수송 현장.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백신 수송 현장. (사진=대한항공)

반면, FSC들은 오히려 역대 최대 화물 매출을 기록하며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운시장의 공급 적체로 인한 긴급 물자들이 항공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화물운임도 지속 오르고 있는 것이 양대항공사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1조9508억원, 영업이익 1969억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화물사업 매출액이 1조5108억원으로, 기존 최대 기록인 지난해 4분기 1조3609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상반기 화물 효자품목이라 불리는 체리와 미국산 계란 등 신선 식품 운송을 확대한 아시아나항공도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9335억원, 영업이익 949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FSC들은 코로나19 백신 국내 도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다분하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화물 수요 화물은 4분기가 최성수기라 글로벌 경기 회복, 컨테이너선 항구 적체 지속으로 FSC들의 항공화물 호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FSC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화물기를 모조리 투입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물량이 급증한 백신을 위한 콜드체인 시설 및 장비도 지속 보강하고 있다"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화물 사업 및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국제선 트래블버블 등을 통해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화물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FSC와 그러지 못하는 LCC 간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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