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생명 2대주주로···"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종합1)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주식재산 중 가장 규모가 큰 삼성전자 지분을 법정상속 비율대로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남매가 상속받기로 했다.

대신 삼성 지배구조상 삼성전자 지배의 핵심 연결고리인 삼성생명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이 절반가량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동생들이 나눠 상속받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과 삼성SDS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홍라희 여사와 세 남매가 법정상속 비율대로 나눠 상속을 받는다.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계열사는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최대주주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공시했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은 삼성전자 4.18%와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등이다.

이 중 금액으로 가장 큰 규모인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2억4927만3200주)은 법정상속비율대로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을 받고, 이 부회장 등 세 남매가 9분의 2씩 나눠가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율은 홍라희 여사가 2.3％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이재용 부회장 등 세 자녀는 각 5539만4044주씩 상속받아 이재용 부회장 지분율은 0.70%에서 1.63%로 증가했다. 삼성전자 주식이 없었던 이부진·이서현 자매는 각각 0.93%씩을 갖게 됐다.

다만 삼성전자 최대주주(8.51%)인 삼성생명에 대해선 법정 상속비율로 나누지 않고 지분의 절반 가량을 이 부회장이 가져간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삼성 지배 구조상 삼성전자에 직결되는 삼성생명 지분은 차등 상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인이 남긴 삼성생명 주식(4151만9180주) 중 50%인 2075만9591주를 이 부회장이 상속받고, 이부진 사장이 6분의 2, 이서현 이사장이 6분의 1을 받았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1383만9726주와 691만9863주를 상속받았다. 상속 비율은 이재용·이부진·이서현이 각각 3:2:1이다. 삼성생명 주식 상속에서 홍라희 여사는 제외됐다.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돼 있는데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상속으로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하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부진 사장은 6.92％, 이서현 이사장은 3.46％다. 이번 상속으로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에서 19.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으로 변경됐다.

삼성물산과 삼성SDS 주식은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이 이뤄졌다.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 이재용·이부진·이서현이 각각 9분의 2를 받는다.

삼성물산 주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세 자녀가 각 120만5720주씩 받았다. 부인인 홍라희 여사는 180만8577주를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보통주 기준)은 17.48%에서 18.13%로 늘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5.60%에서 6.24%로 증가했다. 홍 여사는 새로 0.97%를 취득했다.

삼성SDS 지분은 이 부회장 등 세 자녀가 각 2155주를, 홍 여사가 3233주를 상속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