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국내 50대 그룹 총수가 받은 배당금이 1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몫이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 연구소는 '2019년~2020년 국내 50대 그룹 총수 배당금 현황 분석'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64개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50대 그룹 총수 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금을 받은 그룹 총수 39명의 전체 배당금(우선주 제외)은 1조7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3052억원)과 비교해 37.1% 증가한 액수다.
이건희 회장 지분에 대한 배당금은 지난해 8626억원으로, 전체의 48.2%를 점유해 가장 많았다. 2019년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4738억원)보다 82% 급증한 수준이다.
이 회장 몫으로 지급된 배당금 중 86.5%는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결산과 특별배당을 합쳐 총 20조3380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의 주식을 2억4926만3200주 보유한 이 회장은 746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이 회장의 배당금은 별세로 상속인들에게 돌아갔다. 이 회장이 지난 1998년부터 2020년까지 23년 간 삼성전자 한 곳에서 받은 배당금만 2조4240억원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2187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부친 이건희 회장에 이어 배당금이 두 번째로 많았다. 50대 그룹 총수 전체 배당금 중 12.2% 비중을 차지한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삼성전자(1258억원)와 삼성물산(751억원), 삼성SDS(170억원) 등에서 나왔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도 2019년(1426억원)보다 761억원(53.4%) 더 늘어났다.
SK 최태원 회장은 909억원의 배당금으로 3위에 올랐다. 전년(649억원, 5위)보다 260억원 뛰면서 순위도 2계단 올라섰다. SK에서 지급한 1주당 현금배당금이 5000원에서 7000원으로 늘어난 데 기인했다.
이어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833억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777억원) △현대차 정의선 회장(730억원) △구광모 LG 회장(696억원) △신창재 교보생명보험 회장(346억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346억원)△ 조현준 효성 회장(29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배당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총수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었다. 2019년 30억원이던 배당금이 이듬해 85억원으로, 183%(55억원) 급증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1주당 현금배당금이 1500원에서 4200억원으로 뛴 영향이다.
이건희 회장을 포함해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1621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각 312억원)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지난해 받은 총 배당금은 1조3079억원(우선주 포함)으로 집계됐다. 전년(7570억원)보다 72.8%(5508억원) 급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향후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상속 재산 중 80% 이상은 삼성전자 주식이기에, 이 지분이 향후 삼성가 상속인들에게 어떻게 나눠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이 상당수 넘어갈 것인지, 협의나 법적 상속 비율대로 나누게 되는 지에 따라 해당 상속인이 받게 되는 향후 배당금 규모와 주식재산 순위 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9년 수준으로 배당 정책을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삼성가에서 받게 될 배당금은 4조 원 수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오 소장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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